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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 교훈 잊지 말아야 한다

기사등록 : 2022-06-0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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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국지도발 대비 기초장비 철저히 대비해야"

1996년 9월 북한 상어급 잠수함이 강릉시 부근에서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속 특수부대원 6명을 강릉 일대로 침투시켰다. 이들 중 3명이 내륙으로 침투해 강릉비행장 등을 정찰하고 복귀 대기 중 잠수함이 좌초해 승조원은 간접 자살하고 작전요원과 자살 거부 승조원 일부를 소탕하기 위한 사건이 강릉지역 잠수함 침투사건이다.

이에 육군은 49일간 소탕 작전을 벌였으며, 육군 28개 부대, 해군 1함대, 공군 전투비행단, 수십만의 예비군, 경찰병력이 참여한 이 작전은 평균 일일 전투병력 4만2000명, 연일 전투인원은 150만명에 이르는 거대한 작전이였다. 하지만 군인 12명, 예비군 1명, 경찰 1명, 민간인 4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27명이며 민간 손실액은 200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군인 12명, 예비군 1명, 경찰 1명, 민간인 4명 사망

적 침투 요원이 육상으로 북상 침투하는 과정에서 아군의 차단선을 쉽게 식별할 수 있었던 것은 하루 세끼의 식사와 식수를 추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기약 없는 작전으로 병력과 지휘관들의 피로도는 작전의 능률을 계속 떨어뜨렸다. 광범위한 작전지역에 병력을 투입하고 번복에 가까운 작전계획 변경은 한국군의 무능을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야간투시경과 통신장비가 없어서 작전은 더욱 어려웠다.

마지막 작전은 그해 11월 5일 오전 4시 28분에 일어났다. 적 침투요원 2명을 사살하는데 아군 4명 전사, 13명 부상을 입었다. 25년이 지난 지금 남북관계는 엄중하다. 핵과 미사일도 문제이지만 북한이 우리 사회에 혼란을 야기하고 국제적 망신을 주기 위하거나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처럼 우발적인 침투사건이 일어나는 일은 물론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아군 전방 감시초소(GP) 지뢰도발 등에 신경 써야 한다.

한국군은 병력이 줄어 26년 전의 병력 위주 차단과 매복, 그리고 수색정찰이 불가능하다. 분대급 화력도 좋아진 게 없다. 26년 전에는 M60 기관총이 있었지만 지금은 문제 많다는 K-3 밖에 없다. M60은 무겁고 오래 됐지만 신뢰하는 무기였다. 야간 투시경도 일부 보급에 그쳐 있고 성능에 대해 불만이 많다. 무전기는 아예 26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정이 비슷하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3월 25일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26년 전과 비교해 우리 군 뭐가 달라졌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을 개량하고 증가시키는 계획과 대형 함정과 전술 미사일, 그리고 2% 부족한 최첨단 항공기에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국지도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투식량과 식수통, 기본 소총과 야투경, 무전기가 있어야 한다. 야간에 비행할 수 있는 회전익 항공기와 조종사, 승무원도 있어야 한다.

지난 몇년간 평화 분위기와 코로나19로 인해 일선 군 지휘관들이 위축돼 훈련 여건이 어려웠다. 북한의 도발 주기가 도래한 만큼 군 당국은 1996년 당시 교훈을 다시 꺼내 세심하게 읽어 보고 준비하되 기초 장비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한번 당하면 사기꾼의 잘못이지만 두번 당하면 내 잘 못이다'라는 미국 속담이 있다. 26년전의 교훈을 잘 새겨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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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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