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판 대입 수능인 가오카오(高考) 시즌을 맞아 주식 시장에 교육 테마주 투자 바람이 세차게 몰아닥쳤다. 중국 교육 관련 종목은 수능 시작일인 6월 7일 중국 본토 A주 시장과 홍콩증시, 중국 인터넷 교육 종목이 상장된 미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중국 교육 테마주 주가는 2021년 교육 분야 초강력 제재 조치인 '쌍감(双減) 정책(학원 수업과 과외 금지)'이 나오면서 급전직하의 추락세를 나타냈다. 미 증시에 상장된 신동방 하오웨이라이(좋은 미래) 등 인터넷 교육 기업 주가는 80% 이상 회생 불가 얘기가 나올 정도로 대폭락했다.
2022년 6월 코로나 우려속에 치러진 대학입시 가오카오를 계기로 중국 증시 투자자들은 교육 관련 테마주를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2022년 가오카오가 중국판 과외금지 쌍감 정책 시행후 첫 대학입시라며 악재를 뒤로하고 교육 종목 주가가 반등 모멘텀을 탐색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수능 가오카오의 첫 시험과목은 어문이다. 어문 중 가장 중요한 항목은 작문시험이다. "휴! 재수 안하기를 정말 다행이지, 작년에 시험봤으며 백지 낼 뻔 했어요(幸好没复读,去年考了试,不然就差点儿交白卷儿了)."
2022년 6월 7일 오전 9시 치러진 어문 작문 시험은 유난히 난이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중국 가오카오 관련 기사 작성에 참고하려고 베이징 모 대학 1학년 학생에게 작문 시제(시험제목)를 알면 바로 알려달러고 미리 부탁을 해놨더니, 이 학생은 이날 12시쯤 넘어 웨이신을 통해 답신을 보내오면서 자신의 느낌을 이렇게 덧붙였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년 중국 대입 고사 가오카오 첫날인 6월 7일 중화권 증시의 교육 관련주와 미 증시의 중국 교육 테마주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홍콩증시 교육 관련 테마 종목. [사진=마이르징지신문] 2022.06.08 chk@newspim.com |
가오카오 현장의 이런 분위기는 재차 교육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면서 즉각 증권시장에 전해졌다. 7일 마이르징지신문은 중국 어문교육 선발 기업인 더우선교육(豆神教育, 300010)과 공무원 시험 학원인 중궁교욱(中公教育, 002607), 직업교육 학원 앙리교육(昂立教育, 600661) 주가가 급등했다며 장중 시황을 전했다.
홍콩증시 교육 테마주들은 A주와 함깨 일제히 초강세를 나타냈다. 중자오지주(中教控股)는 20%의 픅등세를 보였다. 화샤시청각교육(华夏视听教育) 텐리교육(天理教育) 중궈둥팡교육(中国东方教育) 주가도 10% 이상 치솟았고 시왕교육(希望教育) 중궈커페이(中国科培) 위화교육(宇华教育)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중국 본토증시 A주와 홍콩증시 뿐만 아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의 진정한 인터넷 플랫폼 교육 태마주들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마이르징지신문은 미국증시의 신둥팡(新东方)과 하오웨이라이(好未来)도 7일 장중 각각 9.81%, 12.15% 상승했다며 중국 교육 테마주의 주가 호조가 2022년 수능 시험(난이도)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르징지신문에 따르면 2021년 쌍감, 즉 과외금지 조치의 여파로 신둥팡과 하오웨이라이 더우선교육 등은 주가가 반토막이 아니라 발등까지 떨어졌다. 2021년 6월 막 설립되자마자 쌍감 조치의 타격을 받은 보시교육 ETF는 최악의 펀드가 됐다. 보시교육 ETF 가격은 4월 27일 현재 0.284까지 주저앉았다.
이 무렵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제재 완화 전망이 나돌았고 이런 관측은 텐센트와 메이퇀, 알리바바 등 빅테크 분야 주가를 끌어올렸다. 신경제 대표 주자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인터넷 플랫폼 교육 분야 테마주들의 주가가 6월 7일 장중 24%나 치솟았다.
가오카오 대입 수능일인 6월 7일 교육 ETF 주가는 4% 상승했다. 교육 ETF 는 신둥팡과 하오웨이라이 중궁교육 등 인터넷 교육 선발주자들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교육 테마주 주가를 예시하는 풍향계로 여겨진다. 2021년 중반 이후 발등까지 추락한 교육 종목 주식이 재반등할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년 6월 중국 대입고사 가오카오 작문 문제중 하나. 바둑 두기(수) 에 대한 관점을 묻고 있다. [사진=중궈신원]. 2022.06.08 chk@newspim.com |
증시 전문가들은 2022년 가오카오, 특히 난이도 높은 작문 시험제목 등으로 인해 교육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 교육 산업은 2021년 과외금지 쌍감 정책으로 재편기에 접어들었으며 이 풍파를 견디고 살아남을 주식이 곧 대박주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교육 ETF 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면 기회가 있다고 조언한다.
"과외금지를 핵심으로 한 쌍감 정책이 나왔다고 자녀 출세를 바라는 중국 학부형들의 왕즈청룽(望子成龙)의 열망이 사그라 든 것은 아니죠. 맹모 후손들의 불타는 교육열은 결코 식지 않아요. 이런 점을 증시 투자와 관련지어 보면 교육 테마주의 앞날이 결코 어둡다고만 할수 없지요."
중국 루스 투자 연구소 주전신 박사는 가오카오 시작일인 7일 교육 테마 주식 호조와 관련한 뉴스핌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실제 쌍감 정책으로 주가가 80% 안팎 대폭락하는 와중에서도 교육 ETF는 꾸준히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적지않은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스탠스로 계속해서 저가매수 포지션닝을 취했다. 2022년 1분기까지 교육 ETF 총규모는 17억 2500건에 이르는 등 계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중국이 비록 정책 일관성이 강한 나라지만 과외와 숙제 등을 제한하는 쌍감 교육 정책이 언제까지나 바뀌지 말란 법도 없다. 어느날 과외 규제 정책이 완화될 수도 있고 굳이 요행을 바라지 않더라도 기업들 자체적으로 정부 정책을 선행 또는 우회하는 생존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2022년 6월 가오카오 시즌에 교육 테마주가 많은 기관과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은 것 역시 시장 환경의 변화와 관련한 이런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고 말한다. 미래 어느 때 중국 교육 테마주 주가가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로켓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