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0.5%포인트(p) 이상 기준금리를 올리는 '빅스텝'에 대해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까지는 3주에서 4주가 남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때까지 나타난 시장 반응 등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개최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가 이렇게 미국 금리에 센서티브(민감) 한 적이 없는데"라며 미국의 빠른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 총재를 비롯해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참석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방기선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승헌 한은 부총재보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장관급으로 회의를 격상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 FOMC 주요 결과 및 국제금융시장 동향 ▲주요 리스크 요인 점검 및 평가 ▲최근 금융시장 동향 및 평가 등을 논의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6월과 9월 임시 금통위 가능성에 대해 이 총재는 "현재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아직까지 고려한 바 없다"고 답했다.
간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연준이 0.75%p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연준은 이달에 이어 7월에도 같은 폭의 금리를 인상 가능성까지도 예고하면서 '물가 잡기' 총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미 금리 상단이 같아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한미 금리역전 상황에 대해서 이 총재는 "미국이 파월 의장이 얘기한 대로 연말까지 금리를 3.4% 정도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자체의 인상 속도는 저희가 빠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저희 금융 자체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또 외환시장, 채권 시장에 어떤 영향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금리 자체 자체보다는 시장 임팩트를 봐야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 이자부담 대책에 대해 추경호 부총리는 "최근 여러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해서는 관계기관들과 앞으로 계속 논의하면서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날 최상목 경제수석이 예고없이 참석한 것에 대해 추 부총리는 "여기 계시는 분들은 공개, 비공개로 수시로 만난다고 했다"면서 "오늘은 미국에서 75bp 금리인상에 대한 이야기가 사전에 있었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어서 우리 경제팀 일원으로 함께 모여서 시장 상황에 대해 점검하고 또 앞으로 대응 방향에 대해 참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자리에 함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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