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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진단] 조진구 "한일관계 개선, 내달 10일 선거 이후가 중요"

기사등록 : 2022-06-2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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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 선거 승리시 운신의 폭 넓어질 것"
"윤석열 정부, 한일관계 개선 서두르지 말아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 전화인터뷰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간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됐다. 한일 정상 간 약식회동 형태의 '풀 어사이드' 회담도 일본 측이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오는 29일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사다 총리가 참석하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다음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한일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2022.06.28 [사진=뉴스핌DB]

일본 전문가인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은 28일 뉴스핌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나토정상회의 기간 중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일관계의 새로운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기시다 총리 입장에선 강제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영토 문제 등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한일 정상회담이 오히려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의 양자회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때도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과 한미, 미일 양자회담은 열렸지만 한일 국방장관은 공식적으로 만나지도 않았다.

조 센터장은 "일단 내달 10일 열리는 참의원 선거까지는 한일관계을 개선시킬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하면 이후 자민당 7개 파벌 중 평화주의를 내세운, 비교적 온건파 고치카이(宏池)파에 속하는 기시다 총리의 운신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끄는 파벌이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데 기시다 총리가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차기 내각 인선과 자민당 간사장·정조회장·총무회장 등 당 3역 인사 등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 기시다 내각에는 아베 전 총리가 실질적으로 이끄는 자민당 내 최대 파벌 '아베파'와 아소 다로 전 총리가 소속된 '아소파'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는데, 선거 후에는 이들에 대한 상당폭의 개각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선거 이후 내각 인선과 자민당 인사 등을 보면 기시다 내각이 앞으로 어떻게 가려고 하는지 보일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서두르지 말고 일본 정부의 향후 인선과 움직임이 어떻게 나타날지를 지켜보며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또 일본 정부가 올해 말까지 개정 예정인 '국가안전보장전략'과 '방위계획의 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 세 문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이 개정을 추진중인 전략문서의 핵심내용은 5년간 방위비 증액과 적기지 공격능력(반격능력) 확보 등이다.

특히 일본 정부가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의 탄도미사일 배치 등을 직접 거론하면서 군사적 위협이라고 강조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게 조 센터장의 조언이다.

그는 "일본은 현재 미국 전략문서체계와의 정합성을 고려해 이 문서들의 개정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문서들이 개정되면 미일 동맹은 새로운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즉 일본 군사력의 발전과 강화를 통해 미일동맹의 대처능력을 강화한다는 것인데 이 내용이 실제로 어떻게 전략문서에 반영될지가 관건"이라며 "문제는 한미일 3국 안보협력에서 한국은 빠져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일본 정부 입장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에서 윤 대통령에게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라고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당면한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윤석열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주변상황의 변화 등을 고려해서 우리만의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한국의 국익이 무엇일지 고려해서 원칙에 입각한 한일관계를 수립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이 지난 6월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 계기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하기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국방부]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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