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상회해도 한국은행이 두 번째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지 않을 전망이다. 한은은 예상한 물가 상승률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씩 올린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묻자 "해외 요인에 큰 변동이 없다면 물가 상승률이 6% 조금 넘어서 2~3개월 지속된 후 조금씩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예상대로이면 25bp(0.25%포인트)씩 조금씩 올려서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해외 변동성이 크고 물가 상승률 경로가 전망치를 벗어나면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준헌 의원이 물가 상승 지속 시 빅스텝 가능성을 묻자 이 총재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상했던 물가 기조에서 벗어나면 다양한 정책 폭과 크기는 그 때 데이터를 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뒤인 오는 2일 오전 통계청은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로 1998년 11월(6.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01 kimkim@newspim.com |
이 총재는 향후 물가 상승 억제 주요 변수로 국제 유가를 꼽았다.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준금리 점진적 인상 시 물가가 잡힐 것이냐 묻자 이 총재는 "국제 유가만 안정되면 저희가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며 "10월 이후 유가가 크게 오른다면 예상 이상으로 물가가 오르고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재는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1~2개월 사이에 국제 유가가 안정된 모습을 보여서 저희 예상대로 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석유공사가 제공하는 유가정보스시템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해 한때 1배럴당 127.86달러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는 지난달 29일 기준 107.23달러까지 떨어졌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학과 교수들이 진단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 진입에는 선을 그었다. 한국경제학회가 최근 경제학자 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60%는 현재 경제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이라고 봤다.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이 스태그플레이션 질문을 하자 이 총재는 "지난 2분기 성장률 0.3%를 전망했는데 소비가 늘어서 0.7%가 나왔다"며 "앞으로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나 아직까지 국내 경기는 나빠지지 않아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해외 상황이 나빠져서 앞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 확단은 이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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