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 삼성전자 새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Z폴드4가 16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하고 3일이 지났지만 사전예약은 20건 밖에 받지 못했다. 전작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A씨는 "Z플립4 가격이 전작보다 10만원 올랐는데 배터리는 상향됐다곤 하지만 디자인이 별 차이가 없어 고객들이 돈을 더 주고 안 사려고 한다"면서 "전작 사전예약 땐 사은품으로 버즈를 줬지만, 이번엔 파손보장 케어서비스 뿐이라 고객들이 체감하는 사은품이 없는 것도 사전예약이 없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강남역 지하상사에 있는 광고판에 갤럭시Z플립4 광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김지나 기자] |
18일 휴대폰 판매점이 밀집한 강남역 지하상가. 삼성전자가 4세대 폴더블폰을 출시하고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휴대폰 판매점은 한산하기만 했다. 한 휴대폰 판매점에 들어가 갤럭시Z플립4에 대한 상담을 요청하자, 판매점 직원은 전작에 비해 차이가 확 나진 않는다는 설명부터 시작했다.
판매점 직원 B씨는 "Z플립4는 전작과 디자인이 거의 비슷해 Z플립3를 쓰는 사람은 거의 안넘어온다"면서 "한번쯤 폴더블을 써 보고 싶은 사람들이나 Z플립2를 썼는데 만족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데, 화면을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길어야 2년 정도를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4세대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전면에 내세운 것은 폴더블폰 대중화다. 작년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Z플립3의 경우 전작 대비 가격을 40만원 가량 낮추며 판매량이 확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를 발판으로 이번에 출시한 4세대 폴더블폰을 발판으로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다.
1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SK텔레콤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제품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이지민 기자] |
하지만 현장에서 느낀 사전예약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회사들이 밀집한 종로에 위치한 한 대리점, 대리점 직원 C씨는 "Z플립4의 경우 예년에 비해 사전예약자가 많은 편은 아니다"며 "오늘도 Z플립4가 아니라 Z플립3를 팔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은 올라갔는데 디자인적으로 달라진 점을 느끼지 못 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Z플립3에서 폴더블폰을 살 만한 사람은 거의 다 사서 그 때 피크를 찍은 것 같다"고 전했다.
갤럭시Z플립4 가격은 원자재 값 상승 및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256GB 기준으로 전작 125만4000원에서 10만원 가량 비싸진 135만3000원으로 올랐다. 반면 갤럭시Z폴드4 가격은 유지됐다.
종로구 KT 대리점에서 갤럭시Z플립4 제품을 만져보고 있던 김상현(가명, 32세) 씨는 "Z플립3 사용자 입장에서 (Z플립4가)궁금해 대리점을 방문했는데, 디자인이 뭐가 달라졌는지 알 수 없어 조금 실망스럽다"면서 "기능이야 좋아졌겠지만, 거금을 지불하고 기기를 구매하는 데 작년 버전 휴대폰 산 사람 취급을 받긴 싫다"고 말했다.
같은 매장에서 갤럭시Z플립4 상단을 받은 연우진(가명, 28세) 씨는 "Z플립4가 예쁘다고 해서 체험해 보려 왔는데 색은 예쁘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면서 "이게 곧 아이폰14가 나올 텐데 그걸 더 기다려야 할 지 Z플립4를 사야할 지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SK텔레콤 대리점에서 제품 상담을 한 이나리 (가명, 30세) 씨는 "Z플립4의 보라퍼플 색상을 보고 구매를 마음먹었다"면서 "아이폰 사용자라 삼성으로 넘어가기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판매점에 와서 실물을 보니 액세서리용으로 좋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예뻤다"고 설명했다.
abc123@newspim.com catch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