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법과 원칙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임금체계에 성과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노동개혁을 추진 중이다. 기존 연공서열 위주의 임금체계가 '불평등'을 야기하면서 공정성 문제로 이어지자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소관부처인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조차 남녀 임금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산하기관들의 올해 남녀 직원 평균 임금을 분석한 결과 12곳 중 1곳을 제외한 모든 기관에서 남녀 임금 격차가 발생했다.
우선 남녀 평균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기관은 건설근로자공제회로, 남성 직원은 평균 9235만원을 받은 반면 여성 직원은 6175만원을 받았다. 둘의 임금 격차는 3060만원이다.
다음으로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남성 직원 평균임금 8873만원, 여성 직원 5950만원으로 격차 2923만원을 벌리며 뒤를 이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남성 직원 평균 임금 6966만원, 여성 직원 5196만원이며 성별간 격차는 1770만원으로 세 번째로 높았다.
또 고용부 산하기관 12곳 중 7곳은 전년 대비 남녀 임금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해보다 남녀 직원 임금 격차가 448만원 확대됐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334만원, 한국고용노동교육원 189만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152만원 순으로 격차를 벌렸다.
특히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올해 여성 직원 평균임금이 전년 대비 약 330만원 줄었으나 남성 직원은 같은 기간 1201만원 늘며 격차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2.06.23 [사진=고용노동부] 2022.06.24 biggerthanseoul@newspim.com |
앞서 윤 정부는 임기 시작과 함께 양성평등과 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 중인 고용부 산하기관에서조차 성별 임금 격차가 여전한 모습을 보이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녀 임금 불평등은 오랜 시간 노동시장의 해결 과제로 꼽힌 문제 중 하나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노동자는 자신이 일하는 조직에서 임금불평등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면 불공정성을 느낄 수 있고 이로 인해 조직을 이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금불평등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성을 촉진하며 기업의 임금 프리미엄의 분산을 제한하는 등 불평등에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며 "교육훈련 등과 같은 노동자 중심의 정책과 더불어 저임금 기업의 생산성을 촉진하는 정책 등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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