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지난 20일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찾아 칩4 동맹과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싱 대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이 칩4 동맹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인적 견해를 전제로 말씀드리자면 반도체 산업 구조상 우리는 칩4동맹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것이 오랜 기간 지속된 한중 간의 공존과 공영을 위한 가치를 훼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양향자 의원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양향자 의원 페이스북] 2022.09.22 |
싱 대사의 방문은 지난 7월에 이어 두번째로 이번에도 한국의 '칩4' 참여에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양 의원은 "아직 칩4동맹 예비회의 일정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의 아젠다와 협의 방향을 논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며 "다만 한중의 기술·산업 밸류 체인이 긴밀하게 연결된 만큼 중국과의 전략적 동맹 관계 역시 중요한 국익임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강대국들의 자국우선주의 기조 속에서 한국의 반도체패권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기술이 없으면 외교도 없고 안보도 없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반도체 정책과 예산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양 의원은 "지난 9월 6일에 만났던 존 뉴퍼 미국반도체협회장께서도 같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만, 미국과 중국에는 반도체 전문가 출신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고 한다"며 "부족하나마 30여년간 반도체 현장에서 일한 유일한 국회의원으로서 제가 국회의 소통 창구로 쓰일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저의 정치적 소명인 대한민국 과학기술패권국가를 향해 더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중국 견제 성격의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인 '칩4' 회원국은 현재 미국, 한국, 일본, 대만이다. 미국은 칩4를 통해 인력 양성, 연구개발 협력,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 등을 모색해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려는 모양새다.
칩4 첫 회의는 다음주 초 열릴 예정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칩4 회의 참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중국은 한국의 칩4 참여에 부정적 의사를 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도 지난 16일 국회를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세계 공급망의 질서를 해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y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