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편입시키기 위한 주민투표가 23일(현지시간)부터 실시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친러 성향의 반군 단체가 수립한 동부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등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남부 지역의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 등에서 이날 오전부터 러시아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 투표가 실시됐다.
이번 주민 투표는 해당 지역의 친러 행정기관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27일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배포된 주민투표 용지에는 '당신은 우크라이나에서 벗어나 러시아연방에 가입할 할 수 있는 독립 국가를 만들기를 원합니까?'라는 질문이 적혀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반군 대원들이 투명 투표함에 러시아 영토 편입 주민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헤르손주 친러 행정기관의 수장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역사적 선택을 할 수 있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또 투표 용지에 적혀있는 내용은 국제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외신들은 해당 지역에서 주민들에 대한 투표 강요와 비밀 투표 위반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한스크주 빌로도드스크의 한 업체 대표는 직원들에게 투표를 강요하면서 이를 거부할 경우 사법당국에 고발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상당 지역에선 무장 군인들이 주택을 찾아다니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직원들은 속이 다 비치는 투명한 이동식 투표함을 들고 다니며 주민 투표를 받기도했다.
외신들은 해당 지역의 투표에 친러 성향의 주민들이 적극 참여하거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투표 관리가 진행되고 있어서 오는 27일 투표소 현장 투표까지 마무리되면 러시아 영토 편입이 압도적으로 가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번에 주민투표를 강행한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체 국토 면적의 15%에 달한다. 하지만 DPR과 LPR 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우크라아니군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고 러시아군은 실제로는 60~80% 정도 밖에 통제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전세가 불리해지자, 해당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편입하기 위한 주민투표 실시 방침을 서둘러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고위 당국자들은 점령지가 러시아 영토 편입되면 이를 지키기 위해 핵 무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물론 미국 등 국제사회는 러시아 당국이 주도하고 있는 이번 주민 투표는 '사기'이며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한 불법 행위라면서 투표 결과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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