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여파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7%에 육박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이어지고 내달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예고하면서 연말 주담대 금리는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4.58∼6.945%로 집계됐다. 두 달 전과 비교해 상당은 0.8%포인트 뛰었다. 이는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3일 4.795%를 기록해 2011년 3월 4일 4.74% 이후 1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두달 전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642%인 것을 고려하면 1.153%p나 상승했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고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
채권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했다. 3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이에 미국 정책 금리는 3.00~3.25%로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한국은행 역시 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했다.
이창용 총재는 '0.25%p 인상 기조가 아직 유효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다음 금통위까지 2∼3주 시간이 있는 만큼 금통위원들과 함께 이런 전제조건 변화가 성장 흐름,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한은이 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 총재의) 금리인상 조건이 달라졌다는 건 빅스텝으로 간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연준의 연말 기준금리가 4.5%라면 한은도 어느 정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속도를 고려할 때 연말 주담대 금리는 8%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대에 진입하면 2008년 이후 14년 만"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와 인상폭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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