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외화 예산 비중이 약 4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외교부에 비상이 걸렸다.
7일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외교부 외화예산 현황에 따르면 내년 외교부 외화예산은 전체 3조3206억원 중 약 10억달러로 39.6%에 달한다.
2023년 외교부 외화예산안 현황 2022.11.07 [표=외교부] |
외교부는 지난 8월 말 국회에 올해 3조53억원보다 약 10%(3153억원) 늘어난 3조3206억원의 2023년 예산안을 제출했다. 당시 제출된 예산안 편성환율 기준은 달러당 1290원이다. 7일 오전 9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09원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023년 예산안 편성환율은 1290원으로 최근 1400원대까지 돌파한 상황은 예산안에 미반영된 상황"이라며 "내년 지급시점까지 1400원대 환율이 지속될 경우 환차손이 약 112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교부의 경우 인건비 등을 포함하는 일반회계 예산 중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현지 근무자들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모두 달러를 베이스로 임금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외화예산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회계에는 또 공적개발기금(ODA)이나 유엔 등 국제기구 분담금, 해외 주요사업비 등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가 뉴스핌에 제공한 환차손으로 예상되는 외화예산 비중 가운데 가장 큰 일반회계 3조2121(96.7%)의 경우 외화예산은 약 9억7100만달러 규모로 39%를 차지한다.
외교부 외화예산에는 일반회계 외에 국제교류기금 709억1800만원 중 2100만달러(38%)와 질병퇴치기금 375억8900만원 중 2700만달러(91.9%)도 포함된다.
외교부 핵심관계자는 "2023년 예산안은 내년에 집행되는 것이고 집행시점 환율에 따라 환차손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며 "달러당 환율을 1400원으로 예상했을 경우 나타나는 환차손 추정액이 약 1120억원이라는 것이지 실제 얼마가 될지는 현 시점에선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내년 예산을 집행하는 시점에 실제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환차손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경우 기획재정부 등과의 협의를 거쳐 다른 예산비중을 조정하거나 외국환평형기금 등을 이용해 지불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내년도 외교부 예산안 제안설명을 위해 참석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외교부는 외화 예산 비중이 약 40%로 타 부처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외교부 실질 예산이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박 장관은 "내년도 (외교부) 예산안 3조3000억원은 여전히 정부 전체 예산의 0.5% 수준"이라며 "2023년도 예산안 편성 환율은 1290원으로, 최근 1400원을 돌파한 현재 환율 상황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급격한 환율 상승은 외교부 실질 예산 감소로 이어지며 이에 따라 내년도 외교 활동이 위축되고 재외공관 운영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외교부의 어려운 상황을 위원님들께서 깊이 고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외교부 내년 예산안 3조3206억원은 구체적으로 ▲국격에 걸맞은 국제사회 기여를 위한 공적개발원조(ODA)와 국제기구 분담금 확대 ▲재외국민 보호와 재외국민 서비스 제고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국제무대 리더십 강화와 신흥안보 분야 논의 선도 등에 중점을 두고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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