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8·28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5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이 대표는 대선 낙선 후 국회의원 보궐선거 및 당대표에 출마할 때마다 여권으로부터 '사법리스크'에서 자신을 보호기 위한 '방탄 출마'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내에서는 '친명'계가 대거 지도부에 입성하며 탄탄한 세력을 구축했지만 '비명'계로부터의 견제도 지속돼 왔다. 뉴스핌은 그가 걸어온 길과 정치권의 평가, 향후 전망을 진단해 본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방탄조끼를 입었다'는 비판을 한목소리로 쏟아냈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 직위를 이용해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가져가는 한 분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송언석 의원은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취임 100일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가 된 것이 민주당으로서 최악의 초이스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들과 여러 차례 협상했던 당사자다.
송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방탄조끼, 방탄 외투, 방탄 헬멧까지 3중의 방탄 옷을 입는 과정이었다"라며 "지난 100일 동안 민주당이 한 게 뭐가 있나. 맨날 몽니를 부리고 근육 자랑, 힘자랑에 대선 불복까지 한 것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29 leehs@newspim.com |
이 대표의 대표적 사법리스크인 대장동 개발 의혹을 파헤치며 '이재명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은 박수영 의원은 "지난 100일 동안 국정은 없었고 방탄만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나라를 위해 어떻게 협의를 하고 잘 이끌어가려는 생각보다 오로지 자신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어떻게 모면해야 하나라는 의도로 정쟁만 야기한 100일이었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라 각종 이슈만 불러일으켜 나라를 정쟁으로 이끌고 가는 것에 대해 상당한 반발이 일어날 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하태경 의원은 이 대표를 몰아내야 할 '정치 적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청산되어야 할 대표적인 정치인, 대표적으로 부패한 정치인"이라며 "그러한 근거들이 드러나고 있고, 측근들이 모두 뇌물을 받고 구속돼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하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민주당 내에서도 찬성투표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체포동의서가 국회에 오면 표결을 해서 이 대표가 체포돼 구속될 것"이라며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도 많은 찬성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김기현·윤상현 의원도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김 의원은 "100일 전에 빨리 물러나야 될 분이 왜 아직도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하루 빨리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윤 의원은 이 대표의 100일에 대해 "방탄으로 시작해 방탄으로만 가고 있다"라며 "이 대표의 경우 사법 처리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럼 반명(반이재명)계에서 새로운 사람이 당권을 잡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또한 이 대표의 민주당이 얼마나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는 목소리도 나왔다.
송언석 의원은 향후 민주당의 전망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다음 총선까지 있겠나"라며 "언론을 보니 친명계와 비명계가 똑같이 분당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은 "이 대표의 구속의 경우 본회의 반대로 어렵겠지만, 곧 불구속기소가 될 것이라고 본다"라며 "이 대표가 기소되면 분당이 가시화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그는 "기소된 대표를 가지고 총선을 치를 순 없다"라며 "오리지널 민주당, 소위 진짜 진보계열이 떨어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누가 구심점이 될 수 있을까가 문제인데 이낙연 전 대표가 돌아오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민주당도 이낙연 전 대표를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고, 나머지는 대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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