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출마를 놓고 고심 기로에 접어들었다.
10일 나 부위원장은 장관급 직책인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나 부위원장이 해당 직을 포기함과 동시에 당대표에 출마할 것이라는 기류가 강해졌지만, 대통령실과의 계속되는 입장 차이로 실제로 출마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예방하여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8.08 kilroy023@newspim.com |
◆반복되는 대통령실과의 입장 차
나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친윤(친윤석열)계'인 이철규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나 부위원장은 이 의원과 한 시간여 가량 배석자 없이 대화한 뒤 취재진과 만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퇴, 당대표 출마 여부 등 거취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는 답변만 남겼다.
이날 이철규 의원을 만난 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을 고려해 나 부위원장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해당 소식이 알려진 직후 대통령실은 "들은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나 부위원장이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알려졌지만,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거듭 부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나 전 의원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건 지난 6일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의 '빚 탕감' 저출생 대책에 대해 "윤석열 정부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나 부위원장은 이틀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재정 투입 부담도 크나 그 불가피성도 뚜렷한 것이 사실이기에 더욱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더욱 치열한 논쟁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 해촉을 검토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윤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의 출마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더 강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가세하듯 '친윤계'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나 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친윤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재선의 김정재 의원은 전날 SBS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에서 나 전 의원을 겨냥해 "만약 이런 식으로 정부와 반해서 본인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예전의 '유승민의 길' 아니냐"라고 말했다.
5선의 김영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이 깊은 신뢰와 지지로, 국민의 열망을 본인을 대신해 나 전 원내대표에게 맡겼는데 3년 임기의 자리를 3개월도 못돼 다른 자리를 탐한다면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 준 여망을 배신하고 영달의 자리만 탐할 뿐 국민에 대한 봉사와 역할은 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1.01 hwang@newspim.com |
◆지지율 1위·출마 독려 여론도...고심 깊어질 듯
다만 당 안팎으로 나 부위원장의 출마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나 부위원장을 향해 "별의 순간"이라며 연일 출마를 독촉했다.
전날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청년 당원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당원지지율 압도적 1위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께서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해달라"고 촉구했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나 부위원장이 코너에 몰릴수록 전대 출마 '명분'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입 모아 말하기도 한다.
한편 이미 출마를 선언한 당권 주자들은 나 부위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삼갔다.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경기도 당사에서 나 부위원장 거취에 대해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도 "충분한 숙고 끝에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이라 믿는다"며 일축했다. 안철수 의원은 "(나 부위원장 사의 표명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정말 중요한 일인데, 아마 여러 사정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나 부위원장 측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조율 할 것"이라며 출마 여부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현재까지 다수 차기 당대표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나 부위원장이 1등을 차지하는 만큼 나 부위원장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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