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에서 '인플레 고착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발언에 나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이 매파적 발언으로 시장의 긴축 경계를 다시 높였다.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25bp(1bp=0.01%포인트)와 50bp 인상 가능성 모두에 '개방적'이라며 50bp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현재 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이 3월 25bp 인상 가능성을 71%가량 점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사진=블룸버그통신] |
◆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50bp 인상에도 개방적, 중요한 건 점도표"
이날 수폴스닷비지니스(SiouxFalls.Business)가 개최한 최고경영자(CEO) 행사에 참석한 카슈카리 총재는 "25bp나 50bp 인상 여부는 앞으로 나올 점도표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진다"면서 3월 업데이트될 점도표에 시장이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이 전망하는 향후 금리 수준을 표시한 도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점도표를 통해 최종금리 수준을 5.1%(5.0~5.25%)로 제시했었다.
따라서 이날 카슈카리 총재의 발언은 3월 업데이트될 점도표에서 최종금리 전망치가 올라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현재 (최종금리) 목표는 정하지 못했지만, 금리를 계속해서 올리는 방향으로 정책 노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슈카리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갖는 위원 중 하나다.
◆ 애틀랜타 연은 총재 "기준금리 5.0~5.25%까지 올리고 2024년까지 동결해야"
이날 별도로 공개된 기고문에서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3월 연준이 5.0~5.25% 범위까지 올려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그는 2024년까지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애틀랜타 연은 웹사이트에 공개한 글에서 보스틱 총재는 "우리는 언제 인플레이션이 되돌릴 수 없게 낮아지고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아직은 (그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5.00~5.25%까지 올리고 2024년까지 그대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최종금리 전망은 12월 공개된 점도표에서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이 전망한 수준과 부합하는 것이다. 다만 당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물가 수치가 정점을 찍고 둔화하는 추세를 보이던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이후 나온 수치는 반영되지 않은 전망치다.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보스틱 총재는 연준이 정책 전환을 고려하려면 고용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어야 하며, 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물가 오름세도 완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올해에는 FOMC에서 투표권이 없지만, 내년에 투표권이 생긴다.
한편 이날 카슈카리 총재와 보스틱 총재 모두 연준의 금리 인상이 주택과 부동산 시장 둔화를 유발했지만, 고금리가 경제 나머지 부문을 실질적으로 둔화시키고 있다는 신호가 아직 많이 나타나고는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보스틱 총재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중단기적으로 둔화할 것이라 생각하면 고용과 투자를 줄일 텐데, 아직 기업들은 심각한 침체는 예상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슈카리 총재는 연준이 물가는 잡고 경제는 침체에 빠뜨리지 않는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며 "과거 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경기를 둔화한 사례는 별로 없다"면서 고강도 긴축에 따른 침체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그는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침체를 유발했을 경우, 통상 경제의 반등도 매우 빨랐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두 총재 모두 금리를 너무 많이 올리는 것에 따른 대가가 너무 적게 올리는 것에 비하면 훨씬 적다면서 연준이 지나치게 빨리 정책 선회에 나섰다가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았던 1970년대와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