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의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이 21년 연속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됐다.
정부는 4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2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한국 등 57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북한인권결의가 지난해에 이어 컨센서스로 채택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정치적 음모"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엔 총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정부는 결의안 채택 직후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우리나라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에 5년 만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면서 "유엔 인권이사회는 2016년부터 북한인권결의를 컨센서스로 채택해왔으며 이는 심각한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가 우려를 공유하고 있는 점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의는 북한 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지속 자행되고 있음을 강하게 규탄하며 북한이 북한 내외에서 발생하는 범죄와 인권 침해를 인정하고 인권침해를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부는 금번 결의에 북한에 억류된 타국 국민에 대한 우려가 신규로 반영됐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금번 결의는 북한이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을 추구·접수·전달할 자유를 제한하는 점을 규탄하고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신규로 반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금번 결의는 작년 77차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와 마찬가지로 타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와 관련하여 피해 가족과 유관 기관에 정보를 제공할 것과 북한으로 추방되거나 송환된 북한 주민들의 안전과 존엄 확보를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북한이 금번 인권이사회 결의의 내용과 같이 북한내 조직적·광범위·중대한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깊이 우려하며, 북한이 동 결의에 따라 인권 증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유엔 인권메커니즘과의 협력을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북한인권결의안은 지난달 21일 유럽연합(EU) 대표로 스웨덴이 제출했다.
한국은 남북관계 특수성 등을 이유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빠졌으나, 이번에 5년 만에 공동제안국으로 복귀했다.
이날 인권이사회가 채택한 결의안에는 "북한의 영토 내외에서 여타국 국민에게 자행하는 고문, 잔혹하고 비인도적·굴욕적인 대우 또는 처벌, 약식 처형, 자의적 구금, 납치 등 인권침해에 심각한 우려를 강조한 유엔 총회 결의를 상기하며, 북한이 피해 가족과 유관 기관에 생사와 소재를 포함한 모든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2020년 9월 22일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2019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이 결의안에 간접적으로 언급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결의안에는 북한으로 추방되는 탈북민에 대한 강제실종, 자의적 처형, 고문 등 인권 침해를 중단하고 이들의 상태와 대우에 대한 정보 제공을 촉구하는 내용도 처음 담겼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 채택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정치적 음모를 담은 문건"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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