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삼성전자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도 연이어 강세를 보이며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25년만의 감산 선언에...국내·외 증권사 삼성전자 목표가 줄상향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1분기 매출액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9%, 영업이익은 96% 감소한 수치다.
기록적인 실적 부진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의 인위적 감산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는 중"이라며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 및 '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감산 효과는 3개월 이후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삼성전자가 감산 계획을 밝힘과 동시에 자금이 반도체 관련주로 몰리며 주가가 반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0일 장중 6만6300원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국내·외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업황 반등 분위기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감산 계획을 밝힌 이후 IB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목표가를 올려 잡았고 해외 증권사인 골드만삭스와 HSBC 등도 최근 보고서를 내고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감산 소식으로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반도체 업황 지표 'D램 고정거래가격' 상승 전망도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2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2022.10.27 hwang@newspim.com |
반도체 시장 업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로 꼽히는 D램 고정거래가격도 서서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 D램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2.88달러까지 떨어지다가 지난 3월엔 1.81달러 수준으로 집계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45.1%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분야 감산을 선언하면서, D램 재고 회전이 빨라지고 가격도 함께 회복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위적 감산을 시작하면서 D램 가격 낙폭이 줄며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며 "빠르면 3분기부터 D램 가격 상승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상황에서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낸 이후 2009년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올해 상황도 비슷하다. DS부문은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 적자는 4조원대로 예상된다. 2008년 상황을 참고한다면, 올해 3분기 이후로 다시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남겨진 과제는 수요 회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감산 계획을 밝히자마자 시장에서 주가로 반응이 오고 있고, 업계에선 이를 시작으로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 리오프닝과 클라우드 업체 쪽 투자 움직임 등과 함께 시장 회복 시점은 올해 하반기 정도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삼성이 대량 감산을 발표한 것도 아니고, 쌓인 재고가 많기 때문에 생산량을 조금 줄이는 정도로는 (상황이) 확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사이클 상으로는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하는 시나리오가 맞지만 수요 산업이 계속 침체 상황이고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아 일단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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