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하늘길이 열리며 한 달 기준 외국인 관광객 규모가 100만명 수준을 회복했다. 내수 침체와 실적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국내 유통업계는 '반가운 손님' 맞이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국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수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30만명대를 회복했다.
매출은 아직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 비자까지 풀리고 나면 매출 회복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26일 한국면세점협회가 발표한 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면세점 외국인 이용자 수는 31만4699명을 기록했다. 국내 면세점 외국인 이용자가 30만명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20년 2월(71만622명) 이후 처음이다.
2020년 1월까지만해도 100만명을 웃돌던 외국인 이용객 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10만명 이하를 맴돌다 동남아시아 단체 관광객이 들어오기 시작한 작년 6월부터 10만명 이상으로 올라왔다.
4월에는 외국인 관광객 이용객 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태국 송크란 연휴와 베트남 독립기념일 연휴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황금 연휴가 겹쳐 있어서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국가 외국인 매출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3배 증가했고, 4월(1~24일) 들어서는 4배 올랐다.
사라졌던 '깃발부대'도 다시 돌아왔다. 이날 신라면세점 서울점 도로에는 단체 관광버스가 줄지어 주차돼 있었고, 여행사 깃발을 든 '깃발부대'도 곳곳에서 보였다.
서울 시내 면세점 한 의류 매장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가장 붐비는 곳은 한국 화장품과 의류가 판매되고 있는 지하 1층이었다. AHC와 MLB등 외국인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화장품·의류 브랜드 매장 앞에는 긴 대기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다만 외국인 이용객이 늘어난 것에 비해 매출 증가 효과는 더디다. 지난 3월 외국인 매출은 1조257억원으로 두 달 전인 1월(5963억원)에 비해서는 2배가량 증가했지만, 1년 전(1조5861억원)과 비교해보면 35.3% 감소했다.
이는 국내 면세업계의 '큰 손'인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가 비자 문제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어서다. 현재 중국은 한국행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등 객단가가 높은 곳의 매출은 대부분 중국 관광객으로부터 나온다. 방문객 수는 늘었지만, 중국 단체 관광객이 돌아오지 않으면 예전과 같은 매출은 기록하기 어렵다.
면세업계는 최근 중국 일부 지역에 한해 한국 단체 관광객의 입국이 허용된 만큼,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한 수요도 회복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아직 중국이 간접적인 '비자 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한국 단체 관광객의 중국 여행이 가능해진만큼, 비자 제한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