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하늘길이 열리며 한 달 기준 외국인 관광객 규모가 100만명 수준을 회복했다. 내수 침체와 실적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국내 유통업계는 '반가운 손님' 맞이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자 편의점업계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백화점, 면세점 못지않게 편의점이 외국인 선호 쇼핑처로 떠올라서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K-편의점 필수 먹거리 리스트'가 공유될 정도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외국인 관광객 400명 대상으로 진행한 쇼핑 트렌트 설문조사(복수 응답 가능)에 따르면 일본인 관광객이 응답한 가장 즐겨 찾는 쇼핑장소는 편의점(86.5%)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상점(52.7%), 대형마트(51.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인 관광객도 편의점(62.3%)을 가장 즐겨찾는 쇼핑장소로 꼽았다. 편의점을 백화점(62.3%)과 같은 선상에 둔 것이다. 반면 중국인 관광객은 백화점(87.1%)과 시내면세점(85.5%)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중국을 제외한 일본, 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빈번하게 지갑을 여는 장소로 편의점을 꼽은 셈이다.
중국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해제 및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2023.02.13 |
실제 올해 1월부터 지난 25일까지 편의점 GS25가 운영하는 외국인 대상 부가세 환급 서비스 이용금액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2%나 급증했다. CU가 지난해 9월 서울관광재단과 손잡고 출시한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의 올해 1분기(1~3월) 이용실적은 도입 초기 3개월(9~11월) 대비 77.6%나 늘었다. 해당 관광패스는 서울 주요 관광지 무료입장 및 따릉이 24시간 이용권, 면세점, 공항 등의 할인 이용이 가능한 자유이용권이다.
편의점업계는 엔데믹 전환에 발맞춰 외국인 관광 수요를 겨냥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CU와 이마트24는 엔데믹 전환에 맞춰 올해부터 외국인 대상 부가세 즉시 환급서비스를 시작했다. GS25는 올 초 김포공항과 영등포, 동대문 등 10개점에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는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또 전국 매장에 달러, 위안화, 유로, 엔화 등 외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외화결제서비스도 구축해 시행하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편의점'이 필수 코스로 부상하게 된 배경에는 'K-푸드' 인기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영화, 드라마에 등장한 컵라면, 간편식, 디저트 등 편의점 음식이 외국인 관광객들에 궁금증을 유발한 것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확산한 편의점 간식 먹방 등 콘텐츠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 편의점에서 맛봐야할 간식 리스트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공유되기도 한다. 관련해 CU가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관광객 구매상위 상품은 ▲빙그레 바나나우유 ▲제주 삼다수 ▲농심 신라면 ▲연세우유 생크림빵 ▲불닭볶음면 등이다. 국내 소비자들에 인기가 높은 제품이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불티나게 필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바나나우유의 경우 수년째 일본·중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쇼핑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제품으로 알려진다.
주요 간식거리를 포함해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군이 집약된 데다 어디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점이 편의점의 인기 요인으로 풀이된다. 편의점업체들도 주요 관광지와 공항, 역 등에 위치한 매장에 인기상품, 기념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이며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 이후 편의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며 "가장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인데다 편의점 간식도 다양해지고 있어 한국 여행의 재미로 여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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