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올해 들어 5개월째 '경기 둔화'를 경고했다.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업황 회복이 더디다는 판단에서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률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으나, 완만한 내수 회복세, 경제심리 개선, 견조한 고용증가세 등으로 하방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광양항 전경. [사진=여수광양항만공사] |
다만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재개장) 및 글로벌 IT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 및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취약부문 영향 등 하방위험이 교차하며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확고한 물가・민생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하반기 수출・투자・내수 활력 제고와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월 발표한 그린북을 통해 경기 둔화 흐름을 처음 공식화했다. 이후 3월과 4월 공개한 그린북에서도 경기둔화 흐름 지속을 언급하며 부정적 견해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5월 제조업 부진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특정 산업군의 부진이 경기 둔화에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했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를 언급했다.
제조업 중심의 수출 부진은 대표적 수출국인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주고 있다.
지난 5월 수출(522억2000억달러)은 선박(-48%)·반도체(-36%)·석유제품(-33%)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부진이 이어지며 전년동월대비 15.2% 감소했다. 최근 호조세가 이어지는 승용차(49%)가 나홀로 선방했지만, 반도체 수출의 절대 비중이 워낙 큰 탓에 분위기 반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계절성 영향을 받지 않는 5월 일평균 수출액 역시 24억3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9.3% 감소했다.
월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째 '마이너스'(-)의 늪에 빠져 있다. 이달 10일까지 연간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은 288억4700만달러로 300억달러에 육박했다.
내수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다.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3% 감소했다. 내구재(-1.7%), 준내구재(-6.3%), 비내구재(-1.2%) 모두 소폭 감소한 모습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5월 소매판매는 소비자 심리지수 상승 및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백화점 매출 감소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고, 물가 상승세가 현저히 둔화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우선 5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35만1000명 증가한 2884만명을 나타냈다. 고용률은(15세 이상)은 63.5%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실업자는 78.7만명으로 10만2000명 감소했으며, 실업률은 2.7%로 전년 동월 대비 0.3%p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역시 상승폭이 현저히 둔화된 모습이다. 지난해 6월 6%대를 넘어선 물가는 올해 2월 4%대로 안정화 추세를 보였고, 지난 4월(3.7%) 3%대로 떨어졌다. 지난달은 3.3%까지 떨어지며 2%대 물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가공식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이 둔화됐고,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3.9%,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4.3% 상승하며 여전히 불안한 물가 상황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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