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3-07-03 17:34
[서울=뉴스핌] 김윤희 인턴기자 = 친박계 좌장이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최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내년 4·10 총선 승리를 위해 '보수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이 전 대표와 만찬회동을 가졌다. 여기엔 당 내에서 이준석계로 평가되는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과 이기인 경기도의원,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구혁모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 등 청년 정치인들도 함께했다.
최 전 부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0.73%P 격차로 승리한 것을 언급하며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준석·유승민·나경원·안철수는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 등 보수 가치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995년 재정경제원 서기관으로 근무할 당시 영국 런던으로 파견갔던 기억을 회상하며, 이 전 대표에게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원내에 진입할 것"과 30대에 보수당 당수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처럼 "지속적으로 도전할 것"을 당부했다고도 한다.
박근혜 정부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 전 부총리는 경산에서 17대 국회부터 내리 4선을 지냈다. 이후 2019년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수수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말 신년 특사로 잔형 면제·복권됐다.
정치권에선 최 전 부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고향인 경북 경산에서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최 전 부총리는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 자격이 상실된 상태인 최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하려면 당원권 회복이 우선이다. 이 전 대표 역시 내년 1월에야 당원권 정지 징계가 풀린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고 당원협의회(당협) 위원장을 공모하며 이 전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은 공석으로 두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당내에선 이번 회동을 불편하게 보는 시선이 주류인 것으로 관측된다.
친윤계인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3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당원의 도리를 지킬 것이라며 친박핵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의 '반윤 연합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반윤연대를 염두에 두었다면 "지난번 금태섭 전 의원이 제3당 신당 얘기했을 때 선을 딱 긋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전 대표는 당원권이 정지돼 있지만 저희 당의 당원이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변인은 "(만찬에 관해) 당내에서 썩 유쾌한 반응은 없는 것 같다"며 친박 계열 최 전 부총리와 이 전 대표의 만남을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회동을 "최 전 부총리가 총선에 나서기 위한 물밑작업에 시동을 건 것 같다"라고 분석하며 "본인의 명예회복을 위해서 총선에 출마하는 건 자유지만 과거 얘기를 꺼내들어 정치적으로 입지를 다지려 한다면 국민들이 바람직하게 보지 않을 것이며 당 또한 마찬가지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준석 전 대표는 3일 SNS를 통해 "최경환 부총리님과 식사자리가 있었던 것이 언론에 보도되어 많은 해석이 나오는데, 원래 최 부총리님이 후배들한테 항상 좋은 조언을 많이 주시는 분이시고 일상적인 식사자리였다"고 말했다.
만찬에서 오간 발언에 관해서는 "최 부총리님이 젊은 정치인들에게 궁금하셨던 점들을 질문하시고 반대로 그들의 질문에 조언해주시는 것 외에 별다른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yunhu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