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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 고물가에 소비위축까지 소상공인 '3중고'…정부는 '보험 가입해라'

기사등록 : 2023-07-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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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재난지역 지원에 집기·제품 보상 불가
2%대 물가 재상승 우려·소비 위축 예고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규모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안정세로 접어들어던 물가가 작황 부진으로 다시 치솟고 있다. 하반기 소비 위축까지 이어지면서 소상공인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 앞선 조사 진행…집기·제품 보상 불가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장마가 최근 집중호우로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당장 수해 상황이 심각해 복구가 시급한 경북, 세종, 전북, 충남, 충북 지역 등의 기초자치 시군부터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을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전 10시경 충남 공주시 옥롱동 버드나무1길이 침수되면서 주민대피령이 내려져 주민 100여명이 임시대피소로 이동했다. [사진=공주시] 2023.07.15 nn0416@newspim.com

일부 지역은 상가지역이 침수되면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에 가장 많은 강우량을 기록한 공주의 경우에는 중심 상가가 물에 잠기면서 대부분의 상가가 폐업 상황에 내몰렸다. 

한 공주 상인은 "가게가 물에 잠기면서 내부에 있는 상품을 모두 쓸 수 없게 됐다"며 "이런 수해는 난생 처음이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주저앉았다.

당장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국가지원을 받으려면 1곳의 기초자치단체의 총 피해액이 최소 65억원에서 최대 110억원 이상 수준으로 조사돼야 한다.

다만 수해로 인해 폐기되는 제품 등에 대해서는 보상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라 지원이 되는 대상에서 집기나 제품 등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집기 등 들고 갈 수 있는 것 등은 지원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이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장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 소상공인은 "이번 피해를 무조건 자연재해라고 말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일부지역은 주변 공사에 따른 인재일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충분히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대 안정됐던 소비자물가 반등 우려…소비 위축 '악순환'

기획재정부가 이달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강조한 경제 지수는 바로 '소비자 물가'였다. 물가 상승률이 2.7%를 기록하면서 정부는 지난해 고공행진을 걷던 물가를 안정시켰다는 데 위안을 삼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올해 하반기에 2% 중반대(의 물가 상승률)를 유지할 것"이라며 "터널의 끝이 멀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추 부총리는 이어 추가경정예산 마련에 대해서는 "빚잔치 하자는 말과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강조해왔다. 최근 경제 상황을 진단하면서 기재부는 향후 물가가 2.7%를 밑돌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폭우로 농산물 물가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에서 17일까지 내린 호우로 인한 침수·낙과·유실·매몰 등 농작물 피해 면적은 총 2만7094.8ha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축구장 3만8000개 면적 규모다.

6월 들어 잦은 소나기성 호우와 우박으로 경북권의 과수농원 등 농가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우박피해 사과 농원. 2023.06.15 nulcheon@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17일 기준 적상추와 청상추 100g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각각 1791원, 1821원으로 한달 전 대비 78.5%, 68.5% 뛰었다. 시금치, 얼갈이배추도 각각 69%, 53.6%씩 올랐다. 

열무(51.2%), 토마토(21%), 미나리(13.2%), 배추(12%), 깻잎(9.1%), 참외(8.8%), 수박(8.5%), 무(7.6%), 대파(7.6%), 생강(7.6%), 쪽파(5.1%), 오이(2.4%) 등의 가격도 올랐다.

당장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소상공인들에게 직격탄이 떨어졌다.

한 소상공인은 "메뉴 가격을 올릴 수도 없고 식자재 가격이 급증하면 장사를 해도 남지 않는다"며 "경제 상황이 이런데 물가를 낮췄다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는 정부 모습을 보니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경기 위축은 정부도 인지한 상황이긴 하다. 기재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1.6%에서 1.4%로 낮춰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실질적인 경기 부양책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집중호우에 정부도 적잖이 놀란 기색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집중호우는 이례적일 뿐더러 피해 규모 역시 역대급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물가를 안정시키고 하반기 기존 정책을 제대로 추진해나가면서 경기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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