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이 '불법 대북송금 의혹',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이 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했던 이 대표가 구속 심사대에 서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이 그에 대한 영장 청구를 결정한다면, 검찰은 그 전에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7.14 leehs@newspim.com |
법조계에선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가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북송금 사건과 백현동 사건 등 검찰이 수사 중인 여러 사건의 관계자들이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 대표가 연관됐다는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8월 영장청구설'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효력에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헌법 제44조 제1항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7월 임시국회는 오는 28일 마무리되며, 8월 임시국회가 열리는 내달 16일 열릴 예정이다. 즉 검찰은 약 20일의 임시국회 공백기 동안 국회의 동의 없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8월 임시국회가 끝난 후 9월 1일부터는 최장 100일 동안 진행되는 정기국회가 열린다. 검찰이 임시국회 공백기 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이 대표의 영장심사 개최 결정권은 다시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이같은 복잡한 계산 없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심사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가 직접 불체포특권 포기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 불체포권리를 포기하겠다"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한다면 10번이 아니라 100번이라도 응하겠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만 법조계 안팎에선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이후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하면서 '정당한 영장 청구'라는 사족을 달았기 때문이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민주당은 법원으로부터 정당하게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검찰의 압수수색에도 반발할 만큼 검찰 수사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서 민주당이 정당하다고 보는 것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애매모호한 사족을 달았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체포특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며 "이 때문에 검찰이 임시국회 공백기에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에 더 무게를 실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선 검찰이 오히려 8월 임시국회 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16일부터 시작되는 8월 임시국회 때 (체포동의안을) 보낼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본다"며 "가결하든 부결시키든 민주당 입장에서는 굉장히 당내 내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계기라고 해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 법조계 인사도 "검찰이 임시국회를 피해서 영장을 청구할 경우 국회를 거치지 않고 이 대표를 구속 심사대에 세울 수는 있겠지만, 반대로 민주당에 '불체포특권 포기도 선언했는데 검찰이 꼼수를 썼다'는 비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리스크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상태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며 "이에 오히려 임시국회가 열린 이후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청구해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원래 계획대로 신병확보 수순으로 가고, 부결되면 '방탄 국회' 프레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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