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담긴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의 책을 출판하려면 일부 내용을 삭제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25-3부(정종관 이균용 김문석 부장판사)는 전날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을 펴낸 H출판사를 상대로 정부가 제기한 도서출판·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항고를 일부 인용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사진=국방부] |
재판부는 총 400쪽 분량 가운데 군사기밀로 지정된 내용이 담긴 6쪽을 삭제하지 않으면 책을 출판·판매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가 문제삼은 부분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관련 한미 군 고위관계자들 발언 ▲대북정책 관련 협의내용 ▲한미일 안보협력 관련 회의 내용과 한미 장관·관계자들 발언 등이다.
다만 책 전체의 출판·인쇄·복제 등을 금지해 달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군사기밀과 관련된 부분을 삭제한 다음 출판 등을 하라고 하는 것으로도 가처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부 전 대변인은 지난해 4월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역술인 천공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위직이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 육군 서울사무소를 다녀갔다는 전언을 자신의 책에 적었다. 이에 정부는 군사기밀 누설을 이유로 책 출간 한 달 만에 출판·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지난 5월 서울서부지법은 "군사기밀보호법을 근거로 이 사건 신청의 피보전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불복한 정부가 즉시 항고했고 서울고법에서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한편 부 전 대변인은 지난 12일 군 검찰에 의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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