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검찰이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장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조국 전 장관 부부의 발표문을 봤는데 국민들께 송구하고 재판 과정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 표명이었다"며 "형사 책임 인정 여부와는 무관한 것 같고, 검토할 내용이 특별히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자녀 입시 비리· 감찰 무마 의혹'으로 1심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항소심 첫 공판을 위해 17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도착 입장문을 밝히고 있다. 2023.07.17 leemario@newspim.com |
조씨의 공소시효는 내달 26일 만료된다. 아직 그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는 검찰은 기소 여부 결정 전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조 전 장관은 지난 17일 본인과 그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하면서 "항소심에 처음 출석하는 기회에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대법원에서 정 전 교수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이후 당사자와 가족들은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제 자식들은 많은 고민 끝에 문제 된 서류와 연결된 학위와 자격을 모두 포기했다"며 "아비로서 가슴이 아프지만 원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 전 장관은 "이번 항소심에서 보다 낮은 자세로 진솔한 소명을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본인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에도 변화가 있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후 검찰은 "진지한 반성이라는 부분을 볼 때, 가족관계 범행인 점 등을 고려해 공범들 간의 행위 분담이나 공모 경위 부분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의사 표현이 있어야 하는거 아닌 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전 장관과 그의 아내 정 전 교수는 지난 23일 다시 입장문을 내고 "2019년 이후 몇 차례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된 데에는 부모인 저희의 불찰과 잘못이 있었음을 자성하고 있다"며 "문제 서류의 작성·발급·제출 과정이 어떠했는지, 이 과정에서 부모 각자의 관여는 어떠했는지는 법정 심리에서 진솔하게 밝히고 소명할 것이며, 각각 그에 상응하는 도의적·법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조 전 장관 측의 두 번째 입장 발표도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족인 공범의 입장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건 공모한 특성과 공소시효 완성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있어서 취지를 확인하기 위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입장도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입장 표명이 아니라 진정한 반성이란 의미를 두고, 공모관계나 가담 경위 등 구체적 설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던 것"이라며 "기존과 동일한 입장으로 재판 과정에서 소명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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