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품질기준 미달 제품을 납품한 회사가 재검사 결과 '적합' 판단을 받았다며 조달청을 상대로 거래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A회사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거래정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가정법원. 2022.01.14 pangbin@newspim.com |
콘크리트제품 생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A회사는 지난해 3월 수요기관인 B시로부터 보차도용 콘크리트 블록 2만7537개를 납품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이를 생산해 같은 해 4월 공사현장에 인도했다.
조달청은 같은 해 3월부터 A사를 포함한 122개사가 생산한 콘크리트 블록 품질점검을 실시했다. A사가 납품한 콘크리트 블록에 대한 검사 결과 공사현장에서 채취된 5개 시료 중 4개 시료의 휨강도(콘트리트 블록의 하중에 저항하는 정도)가 미달로 평가됐다.
조달청은 이를 '중결함'에 해당한다 보고 같은 해 6월 A사에게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1개월 거래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A사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A사 측은 "원고가 납품한 이 사건 물품 중 무작위로 추출한 시료에 대해 다른 평가기관에 의뢰하여 시험한 결과 모두 규격 적합의 결과가 도출됐다"며 "이 사건 검사 결과의 신뢰성에 상당한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 물품의 휨강도 결함은 그다지 중하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는 설립 이래 행정제재를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행정법원은 조달청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이 사건 물품을 생산하여 납품하기 직전과 피고의 검사 이후 자체 검사한 결과 휨강도가 기준치를 충족한 결과를 도출한 사실, 평가기관에서 5개씩 시료를 검사한 결과 휨강도 기준치를 충족한 성적서를 발급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는 품질점검 과정에서 수요기관 공무원, 원고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시료를 채취하여 검사를 의뢰하고 이 사건 검사 결과를 회신받았다"며 "이 사건 처분의 전제가 되는 검사 결과는 합리적으로 수긍이 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자체검사를 하거나 다른 기관에 의뢰하여 실시한 검사는 어떤 시료를 채취하여 이뤄진 것인지 알기 어렵다. 이에 대해 원고는 당시 수요기관 공무원이 입회한 가운데 시료를 채취하였다는 취지로 주장을 하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납품한 이 사건 물품 중 일부가 휨강도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 사실은 변함이 없고 이는 이 사건 물품의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뿐"이라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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