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정부가 K-방산 무기 홍보 행사에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대사를 부른 데 대해 유엔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외교부는 9일 무기수출을 엄격 규제하는 대(對)미얀마 대응조치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토머스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앞서 지난 6월 5일 한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5월 2일 경기도 포천 육군 제8기동사단에서 주한 외교단을 상대로 연 국산 무기 홍보 행사를 거론하며 "딴 신(Thant Sin) 미얀마 대사가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행사에 참석하고 K2 전차에 탑승해 손을 든 사진도 촬영했다는 보도에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사진=뉴스핌DB] |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앤드루스 보고관은 "그의 행사 참석은 불법적이고 잔혹한 미얀마 군부정권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미얀마 군부로의 무기 이전에 대한 한국의 정책에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우려를 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표제 행사는 미얀마를 별도 초청한 것이 아니라 아세안 회원국을 포함한 아시아·미주·구주·아중동 국가 등 주한 외교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미얀마 사태 발발 이후 대(對) 미얀마 대응조치를 발표했으며, 현재까지도 군용물자 수출 불허 등을 포함한 대응조치를 엄격하게 이행 중으로, 동 입장에는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유관 법령에 의거하여 방산 물자 등의 수출을 국제평화·안전유지, 국가안보 등을 근거로 엄격하게 규제하는 제도를 보유·운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당시 행사에서 딴 신 대사 등 18개국 주한 외교사절이 참석한 가운데 K2 전차 기동 시연과 K9 자주포 전투사격 시범 관람 및 탑승 체험 등을 통해 국산 무기를 홍보했다.
딴 신 대사는 문민정부 시기인 2019년 부임했지만, 군부 쿠데타로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미얀마 정부를 대표해 계속 활동해왔다. 이에 따라 그의 국산무기 홍보 행사 참석은 정부의 대(對)미얀마 정책 및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 노력에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는 이와 관련 지난달 26일 답신을 통해 "기존 관행에 따라 모든 아세안(ASEAN) 회원국에 초청 서한이 발송됐고 딴 신 대사도 아세안 대사 중 한 명이기 때문에 초청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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