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차장검사를 포함한 일부 검사들의 탄핵소추안 발의를 검토하면서 사법 방해 우려가 나온다.
검사가 탄핵 심판대에 오를 경우 직무가 정지돼 기존에 진행하던 수사 등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안동완 차장검사 탄핵소추안 의결에 이은 민주당의 탄핵 남발로 탄핵 제도의 위상이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2022.10.26 leehs@newspim.com |
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산하 검사범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8일 첫 회의를 열고 안 차장검사 탄핵심리 대응과 추가 검사 탄핵을 논의했다.
추가 탄핵 검사로는 지난 17일 민주당이 위장전입과 사적 신원조회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와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 중인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라임 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의혹을 받는 검사 3명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민주당이 발의한 안동완 차장검사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안 검사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보복 기소'했다는 이유로 탄핵 대상으로 지목됐다.
추가 탄핵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 검사는 수원지검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이 대표 배우자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 등을 지휘하고 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이 검사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직무에서 배제된다.
수사 전반을 책임지는 차장검사 자리에 공백이 생기면 수사팀에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북송금 사건의 경우 검찰이 한 차례 이 대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기각된 바 있어 보강 수사가 한창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차장검사가 직무에서 배제되면 다른 인원이 채워지더라도 업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이 대표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수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검사의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엄연한 사법방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이 대표 수사를 지연시킬 목적으로 무리한 탄핵을 시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은 검사징계법상 비위를 저지른 검사를 파면할 근거가 없어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검사들의 탄핵 사유가 파면당할 만한 비위 행위인지 여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검사는 자녀의 학교 입학을 위해 위장전입을 하고 처가가 운영하는 골프장 직원과 가사도우미 등 주변인의 범죄 경력을 조회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검사는 위장전입 사실은 인정했지만 나머지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그동한 헌재의 탄핵 사건 심리 결과를 보면 파면시킬 정도의 중대한 불법이 있을 때만 탄핵이 인정됐다"며 "민주당이 주장한 의혹들이 사실이더라도 파면시킬 정도의 중대한 불법이냐 여부가 1차적 문제"라고 봤다.
이어 "위장전입 등의 유사한 불법을 저지른 고위공직자들이 이미 많은데 왜 하필이면 그 검사만 탄핵하느냐는 점에 있어서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며 "위장전입을 저지르고도 임명된 고위공직자들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탄핵 남발로 국회에서 탄핵 제도 자체의 위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의결이 별것 아니란 식으로 되어 버리면 탄핵의 위상이 떨어지고 후폭풍도 커진다"며 "이미 이재명 대표의 개인의 이익을 위해 탄핵을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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