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한국의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한 550억9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만에 수출 플러스 전환이다.
정부는 이 같은 수출 증가 흐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선박 등 수출 호조세와 반도체 수출 회복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16개월 만에 수출이 증가 전환했다.
◆ 자동차 등 6대 품목 수출 증가…반도체도 회복세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10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수입은 9.7% 감소한 534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16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그래프 참고).
품목별로는 ▲자동차(19.8%) ▲석유제품(18.0%) ▲일반기계(10.4%) ▲가전(5.8%) ▲선박(101.4%) ▲디스플레이(15.5%) 등 6개 주요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그중 자동차의 경우 16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유지했다. 7개월간 수출이 감소했던 석유제품은 제품가격 상승과 휘발유・경유 등의 꾸준한 수요증가에 힘입어 8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한국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수출이 감소로 전환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인 -3.1%를 기록하며 개선흐름을 이어나갔다.
특히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45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6개월 만에 수출이 증가로 전환됐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시스템을 포함한 전체 반도체 수출이 조만간 증가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지역별로는 대(對) 미국 수출은 101억달러로 역대 10월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전기차 수출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역대 10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아세안 수출은 106억달러로 선박·석유제품 등 주요품목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1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출은 110억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100억달러 이상의 실적을 유지했다.
◆ 산업부 "수출 우상향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흐름"
10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9.7% 감소했다. 가스(-54.3%), 석탄(-26.1%) 등 에너지 수입이 22.6% 감소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결과적으로 지난달 무역수지는 16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 달성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이러한 수출 증가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정적인 수출 우상향 모멘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11월, 12월을 포함해 내년 초반까지도 어느 정도 이어지는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까지 중동 사태의 여파가 국내 무역 상황에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관련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우리 수출이 세계적 고금리 기조, 미중 경쟁과 공급망 재편,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고유가 등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하며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수출이 우리 경제의 상저하고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우리 수출이 골든크로스를 지나서 연말까지 우상향 모멘텀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오는 8일 열리는 '제2차 민관합동 수출확대 대책회의'에서 '단기 수출확대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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