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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비트코인⑪ 전쟁 났을 때 비트코인은 오를까?

기사등록 : 2023-11-0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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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비트코인 올랐다고?
중국 탈출 원하는 부자들의 대안은 비트코인
비트코인 해외 송금은 외국환관리법 위반일까?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비트코인과 스타링크 필수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믿기지 않게도 최근 들어 전쟁 발발이 일상화되고 있다. 2022년 2월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기습 침략했다. 또 2023년 10월에는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민간인들까지 납치해 결국 양국 간에는 지상전이 진행 중이다. 의외로 전쟁은 세계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비트코인 올랐다고?

비트코인이 등장한 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논쟁적인 주제가 있었다. 바로 전쟁이 일어나면 비트코인이 상승할지 여부였다. 이 의문을 해결해 준 게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이전까지는 현대사회에서 실제로 인명피해가 막심한 대규모 전쟁을 시작할 지도자는 없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그런 상식을 뒤엎은 게 바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아무도 예상 못한 대사건이었다. 놀랍게도 푸틴과 같이 자국민의 인명피해를 크게 개의치 않는 지도자들은 여전히 존재했다. 이 전쟁으로 현재까지 러시아군 사상자가 30만명, 우크라아나군 사상자가 2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런데 의아하게도 이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규모로는 비트코인이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쟁 직전인 2021년 11월에 69,000달러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고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했다. 최고점으로부터 2개월 뒤인 2021년1월말에는 -44%인 38,500달러까지 폭락했다. 

이후 2022년 2월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다시 45,500달러까지 약 18% 상승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비트코인의 추세적인 하락을 막아내지 못했다. 심지어 미국이 국제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를 막아버려 러시아가 달러대신 우회적으로 비트코인을 일부 활용했음에도 그랬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계속 하락해 전쟁이 한창이던 2022년12월말에는 최저가인 16,500달러까지 대폭락했다. 최고점 대비로는 -76% 폭락한 수치다. 전쟁 발발 직전인 2022년1월말의 38,500달러 대비해서도 -57% 폭락했다. 이 수치들로 볼 때 전쟁과 비트코인의 상관관계는 의외로 낮았다.

◆ 하마스-이스라엘 지상전 때 비트코인 올랐지만…

2023년에 들어서면서 폭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큰 폭 반등을 시작했다. 2023년초에 16,500달러로 시작한 비트코인 가격은 2023년9월에는 27,000달러까지 폭등했다. 상승률이 무려 64%였다. 이후 2023년10월에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및 민간인 납치가 자행됐다. 이로 인해 결국 지상전까지 확대됐다. 

이 짧은 기간에 비트코인 가격은 추가로 폭등했다.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1개월만에 비트코인 가격은 27,000달러에서 34,500달러까지 치솟았다. 단숨에 28%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이게 정말 전쟁의 영향일까? 일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비교해 보면 이스라엘 전쟁은 투입된 군인 규모 자체가 수 만명에 불과하다. 너무 작다.

따라서 좀 더 합리적으로 분석하려면 다른 각도로 봐야 한다. 비슷한 시기인 2023년 10월에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과 SEC의 승인 오보까지 터지면서 기대감이 고조된 영향이라는 해석이 좀 더 현실적이다. 이번 상승을 전쟁 영향이라고 해석하는 건 무리가 있다.

[사진 = 셔터스톡]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유용했던 비트코인

그렇다면 전쟁과 비트코인은 아무 상관이 없는 걸까? 비트코인은 가격상승보다 보험적인 성격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비트코인은 실제 위급한 상황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특히 전쟁상황에서는 가장 확실한 보험이다.

전쟁 초기에 우크라이나에서 인근 국가로 피난 간 사람들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약 1천만명에 육박한다. 그런데 이 전쟁통에 챙겨갈 수 있는 재산은 한계가 있다. 집과 부동산을 들고 갈수는 없다. 기껏 금과 달러 그리고 비트코인 정도가 이동 편의성이 뛰어난 자산군이다.

하지만 금과 달러는 국경수비대는 물론이고 같은 피난민들에게 뺏길 위험마저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위급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또 비트코인은 은행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전쟁 상황에서 은행을 통한 해외로의 금과 달러 반출을 자유롭게 허가해 줄 국가는 없다.

일반 개인들이 실물 금이나 실물 달러를 보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비트코인의 장점은 돋보인다.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100억원 가치의 비트코인이라도 버튼 몇 번으로 손쉽게 국경을 넘을 수 있다.

일론 마스크의 '스타링크' 덕분에 전쟁으로 인터넷이 끊겨도 상관없다. 대안으로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사용하면 된다. 따라서 달러, 금, 비트코인 중 가장 국경을 넘기 쉬운 자산은 단연 비트코인이다.

결론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시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보험 목적으로 보유했던 사람들에게는 유용하게 사용됐다. 소중한 재산의 이동과 긴급 자금 활용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특별한 능력을 발휘했다.

해외여행을 갈 때 여행자 보험은 필수다. 그런데 실제 사고가 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여행 중 발생한 질병, 상해, 휴대폰 분실까지 다 합쳐도 사고확률은 고작 2%다. 희박한 확률이지만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치명적인 손실이 두려워 사람들은 여행자보험에 가입한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다. 보험 목적으로 보유한 비트코인이 상승해서 자산가치마저 늘어나게 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비트코인은 앞으로도 투자목적과 보험목적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셔터스톡]

◆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이민 급증한 홍콩

홍콩 사람들의 포트폴리오에는 비트코인이 일부 포함되야 하지 않을까? 투자목적이 아니라 보험목적으로 말이다. 중국이 2020년 7월에 전격적으로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면서부터 홍콩사람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겉으로는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처벌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동안 중국의 손에서 벗어나 있던 홍콩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홍콩 사람들은 지금 자유를 억압받는다고 느끼고 있다.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 사람들의 영국해외시민(BNO) 여권 신청이 급증했다. 지난 2년6개월간 신청자수가 무려 18만명이 넘는다. 홍콩 전체 인구수가 약 700만명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다. 앞으로도 재산이 많은 홍콩사람들의 상당수는 영국 이민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홍콩의 안보와 관련된 범죄를 총괄하는 건 중국 본토 출신 공안 담당자다. 외국인들을 경악하게 한 건 홍콩 거주 외국인이나 홍콩에 등록한 기업, 홍콩 영주권자 역시 보안법을 위반했을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는 조항이다. 당연히 언론의 자유 또한 박탈당했다.

이런 이유로 외국 기업들의 홍콩 탈출 또한 심각하다. 홍콩에 지사를 둔 다국적 기업들이 앞다퉈 홍콩을 탈출하면서 홍콩 빌딩의 공실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주로 싱가포르로 옮겨 갔고 일부 기업들은 도쿄와 서울로도 이전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중국이 갑자기 홍콩사람들의 이민을 막아 버리고 재산권 행사를 제한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예상 못한 위험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홍콩사람들은 보험성격으로 재산의 5% 이상은 비트코인으로 보유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비트코인은 최악의 순간에서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적 보험장치다.

[사진 = 셔터스톡]

◆ 중국 침략 위협받는 대만사람에게 필요한 건 비트코인

외견상 대만은 지금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기업인 TSMC는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큰 격차를 보이며 압도적인 글로벌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대만의 1인당 GDP는 이미 3만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그런데 대만 사람들도 긴장하고 있다. 발단은 중국이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제정 하면서부터다. 중국 공산당의 억압적인 홍콩 정책을 직접 목격해 보니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며 "대만이 독립을 추구한다면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하나의 중국'을 무력화시키려 한다. 대만을 통해 대중국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도 중국대륙과 대만은 대만해협이라는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둔 매우 가까운 거리다.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이 계속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 중국 턱 밑에 미군이 들어와 있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 입장에서는 미래에 중국과의 패권다툼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중국 인접국가들 과의 동맹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고 싶어한다.

중국 대륙의 턱 밑에 있는 대만은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군사적 요충 지역이다. 그래서 대만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미국 간에는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언제 삐끗해서 의도치 않은 전쟁이나 의도적인 전쟁이 벌어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대만 국민들은 전쟁에 찬성할까? 전쟁에 찬성하는 국민의 비율은 당연히 낮다. 중국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 전쟁이 터져도 결국 협상을 통해 휴전할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전쟁을 결정하는 건 국민투표가 아니다.

대만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그 원인은 중국 정치인들의 결단으로 중국이 대만을 선제 공격하는 형태일 것이다. 대만이 중국을 선제 공격할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이런 어이없는 전쟁으로 피해를 보는 건 정치인들이 아니다.

고스란히 양 국가의 군인들과 대만 국민들이 보게 된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도 입증됐다. 하지만 전쟁 발발 시 국민들이 본인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건 없다. 오직 전쟁에 참여해 싸워야 할 의무만 있을 뿐이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소극적인 방법이 바로 본인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정도다. 어떻게? 본인 재산의 5~10%를 비트코인으로 바꿔 놓는다면 최악의 전쟁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경제적 보호장치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대만은 동아시아의 새로운 화약고 중 하나가 됐다. 이게 바로 대만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 = 셔터스톡]

◆ 중국에서 비트코인 불법인 이유는 해외 송금 우려

최근에는 어느 나라 부유층이건 재산적 손실 위협이 제일 큰 고민이다. 재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나라를 찾아 떠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한국의 부자들에게는 상속세가 최대 이슈다. 상속가액 30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무려 50%의 세율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재산이 많을수록 상속세 걱정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보다 더 심각하게 부자들이 동요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다 같이 잘 살자는 '공동부유' 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제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의 무역분쟁과 부동산 폭락까지 겹치면서 3중고를 겪는 중이다.

또 공산주의 국가 답게 중국의 유명인들 중에는 재산을 몰수당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그래서 중국의 부자들은 지금 공포에 질려 있다. 해외로 재산을 옮겨 놓고 싶지만 이게 쉽지가 않다. 세계 어느 나라던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는 걸 그냥 놔두는 경우는 없다.

중국은 연간 5만달러까지 해외송금이 가능하다. 원화로 환산해 보면 고작 6천만원 수준이다. 중국 부자들이 이런 작은 금액에 만족할 리 없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통해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비트코인를 포함한 모든 암호화폐 거래를 아예 금지시켜 버렸다. 또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의 중국인 대상 거래 서비스 제공도 다 금지됐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비트코인은 악의 근원이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중국에서 해외에 불법적으로 자금을 송금했다가 발각됐을 경우 상당한 형벌을 받게 된다. 2~3년의 징역이나 아주 심하게는 무기징역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에서는 부자들이 불법으로 해외송금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재산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또 중국의 부자들 중 상당수는 해외로의 이민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역시 재산이다. 어떻게 안전하게 본인의 재산을 해외로 옮길 수 있을까? 공산주의 국가 중국이라면 언젠가는 아예 해외 이민을 막아 버릴지도 모른다.

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국이 정말로 대만을 침공한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경제는 붕괴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14억 중국인들에게도 비트코인은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보험은 필수다. 그런데 중국의 암호화폐 거래소는 모두 폐쇄됐다. 그렇다고 중국정부가 개인간 비트코인 거래까지 다 막을 수 있을까?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서만 거래되는 게 아니다. P2P 방식의 개인 간 거래도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중국 부유층 개인들은 암암리에 비트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다. 가장 위급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지켜주는 건 중국 정부가 아니다. 바로 비트코인이다. 중국인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사진 = 셔터스톡]

◆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과 비트코인

이제 5,200만명이 살고 있는 한국으로 돌아와 보자. 외국 사람들이 보기에 한국은 안전한 나라인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이 바로 한국이다. 같은 민족이지만 말도 잘 안 통한다. 우리는 대만이나 홍콩사람들을 걱정해 주고 있지만 반대로 그 사람들은 지금 한국사람들을 걱정해 주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상당히 더 발전했다. 북한은 미국 본토 공격이 가능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확실히 완성할 때까지 쉬지 않고 달려갈 것이다. 미국은 더 강한 경제재제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동시에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북한 선제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검토할 것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북한은 모두 핵무기가 있다. 하지만 그 어느 나라도 감히 핵을 사용할 생각은 못한다. 모두가 공멸한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 전쟁 가능성과 핵전쟁 발생 가능성을 0%로 생각하는 것도 합리적인 추론은 아니다.

아주 희박한 확률이지만 만약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의 원화는 폭락하고 한국의 부동산들은 파괴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칠 것이다. 우크라이나처럼 피난 갈 이웃 나라도 없다. 이런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한국사람들 또한 보험성격으로 재산의 5%는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이제 시대가 변했다. 개인 입장에서는 본인이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던 상관없다. 이민을 통해 자신이 살아갈 나라를 새로 선택할 수 있는 시대다. 따라서 본인이 태어난 나라의 정부는 95%만 믿고 나머지 5%는 정부 대신 비트코인을 믿는 게 좋은 전략일 수 있다. 비트코인은 투자적인 가치 외에 보험적인 성격도 강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보험에 가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사람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납부한 보험료는 허공으로 사라진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사라질 가능성보다 훌륭한 수익률을 안겨줄 가능성이 더 크다. 최고의 보험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이 필요한 사람은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 된 대만, 홍콩, 중국, 한국 사람뿐만 아니다. 자국화폐가 붕괴된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사람들에게도 가치를 저장할 수단은 필요하다. 또 긴급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비상금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비트코인이다. 전세계 인구수는 80억명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다 비트코인의 잠재적인 수요자들이다.

국가는 과연 이성적일까? 독일의 2차세계대전, 일본의 제국주의, 북한의 6.25 남침, 미국의 베트남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어리석은 판단으로 전쟁이 시작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전쟁 중에는 수많은 군인과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는다.

국민 개개인들은 전쟁이 벌어졌을 때 본인을 지킬 최소한의 경제적 보험을 준비를 해 놔야 한다. 옛날에는 그게 바로 '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비트코인이 바로 보험이다.

[사진 = 셔터스톡]

◆ 비트코인 해외송금은 외국환관리법 위반일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에 하나 한국에서 전쟁발생 징후가 보인다면 국내 거래소에서 대형 해외거래소로 비트코인을 송금해 놓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전시에는 한국보다 해외 서버가 보다 안전하기 때문이다. 개인 전자지갑에 비트코인을 보관해 놓는 것도 방법이다.

참고로 미국 1위인 '코인베이스' 암호화폐거래소의 경우 과거에는 한국인의 회원가입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회원가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글로벌 1위 암호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경우 아직까지는 한국인의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그런데 해외 거래소에 비트코인을 송금하는 행위는 외국환관리법 위반일까? 한국 정부는 달러 송금이 아니라 단순히 비트코인을 송금만 하는 행위 자체는 문제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다. 해외 계좌에 암호화폐를 포함해 5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면 국세청에 자진신고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으면 최대 미신고금액의 20%를 과태료로 부과받게 되니 주의가 필요하다. 또 미신고 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할 시에는 형사고발 된다. 별도로 신고포상금 제도까지 운영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는 해외로 재산을 반출하는 행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국에서 해외로의 달러송금 연간 한도는 원래 5만달러였으나 2023년 하반기부터 10만달러로 늘어났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억2천만원이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부자들 입장에서 보면 큰 돈도 아니다.

그런데 실제 전쟁이 발생했을 때 은행에 예금해 놓은 달러를 출금하거나 해외로 보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쉽지 않아 보인다. 각자 개인들에게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는 비트코인이 필요한 이유다.

또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한국 또한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링크가 필수적이다. 스타링크는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의 야심작인 스타링크는 2024년 중에 한국에서도 서비스될 예정이다. 전쟁 중에도 인터넷은 끊기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또 비트코인의 송금에도 인터넷은 필수다.

[사진 = 셔터스톡]

◆ 평시의 긴급한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활용된 사례

꼭 전쟁상황이 아니더라도 개인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비트코인은 요긴하게 쓰인다. 2019년말에 긴급하게 일본을 탈출한 닛산 카를로스 곤 회장의 사례를 살펴보자. 그는 배임 횡령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돼 도쿄의 자택에 연금돼 있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저녁에 탈출 전문팀의 도움을 받아 악기 상자에 몸을 숨겨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거쳐 고향인 레바논으로 탈출했다. 카를로스 곤 회장의 탈출에는 미군 특수부대인 그린베레 출신의 전직 요원들이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카를로스 곤 회장의 일본 탈출에 비트코인이 활용됐다는 점이다. 탈출 성공 후 곤 회장은 보상금으로 미국의 '코인베이스' 거래소를 통해 약 6억원(5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탈출팀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역시 긴박한 순간에 재산의 상당부분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놓은 셈이다. 이 비트코인을 개인 전자지갑이나 '코인베이스'의 본인계좌에 미리 송금해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격분할 사건이었다. 하지만 위기에 처한 개인에 불과한 '곤 회장'의 입장에서 보면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건 아니지만 푸틴에게 암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 역시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루머가 떠돌기도 했다. 그만큼 비트코인이 자산보전 역할과 위급한 상황에서의 비상금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금을 보유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금은 무겁고 느리고 눈에 띈다. 비트코인은 가볍고 빠르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버튼 한 번으로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 수 있다.

이런 능력으로 볼 때 비상상황에서는 금보다 비트코인이 더 유용하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비상상황은 닥쳐올 수 있다. 개인은 국가를 믿어야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개인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 ⑫편에서 계속… 비트코인⑫ 2024년에 3배 오를 건 비트코인 뿐? 왜?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 : 조현아 / 편집 :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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