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내년부터 대규모 코스피 상장사에 대한 영문 공시가 부분적으로 의무화된다.
17일 한국거래소는 배포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발표된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방안'에 포함된 '영문 공시 단계적 확대 방안' 중 1단계 의무화에 해당한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사진=한국거래소] 2023.12.15 stpoemseok@newspim.com |
이번 방안은 총 2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자산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가 의무 제출 대상이며, 해당 기업은 ▲결산 관련 사항 ▲주요 의사 결정 사항 ▲매매거래정지 수반 사항 등의 사유에 대해 국문 공시 제출 후 3일 내 영문 공시를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2026년부터 2단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단계에서는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의무 대상이 확대되며, 의무 공시 내용도 기존 1단계 내용에 일부 법정 공시를 추가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공시 기한을 국문 공시와 동시에 제출하는 것으로 검토 중이다.
상장법인의 원활한 적응과 공시 역량 강화를 위해 거래소는 전문 번역업체의 번역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고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협력해 기업에 대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했다. 또 내년부터 영문 공시 의무화 대상에 이를 안내하는 기능을 신설했고, 상장법인이 편리하게 면책문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영문 공시 서식에 면책 문구 서식도 추가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거래소는 네이버클라우드와 공동 개발한 '한국거래소-Papago 공시 전용 AI 번역기'를 거래소 시스템을 통해 오는 18일부터 제공한다. 양 기관은 인공지능(AI) 번역 인프라를 고도화해 상장법인 영문 공시를 보다 확대하고자 지난해 10월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거래소는 그간 축적된 국문·영문 공시 데이터를 제공하고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문 공시의 영문번역 품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품질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제공되는 '공시 전용 AI 번역기'는 상장법인 공시담당자가 영문 공시를 위한 초벌 번역 등에 활용할 수 있고, 외국인 투자자가 국문 공시 내용을 쉽게 확인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상장기업 등이 DART 편집기 등을 통해 법정공시(주요사항보고서 공통 사항)을 제출하는 경우 영문 공시 제출 의무를 안내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향후 영문 DART 시스템을 개선해 국문으로 법정 공시 서류를 제출하면 자동으로 목차·서식이 영문으로 변환돼 외국인 투자자에게 제공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또 주요 공시 정보(81종)를 분석·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전용 서비스인 'Open DART'의 영문 서비스 구축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영문 공시 1단계 의무화가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지원방안을 병행할 계획이다. AI 번역기 등 시스템을 지속해서 고도화하고 전문 번역업체 번역지원 서비스를 확대·개선하며, 의무화 관련 안내 및 교육도 지속할 복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영문 공시 1단계 의무화 시행을 통해 영문 공시가 더 활성화돼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 환경이 개선되길 바란다"며 "우리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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