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헌정사 최초로 국회에서 의결된 검사 탄핵심판 사건의 첫 변론준비기일이 열린 가운데 공소권과 직권 남용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헌법재판소는 28일 오후 소심판정에서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 검사(53·사법연수원 32기)의 탄핵심판 사건 첫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헌법재판소 입구 전경. 2023.12.28 sykim@newspim.com |
이날 기일에는 청구인 국회 측 법률대리인 김유정 변호사와 피청구인 안 검사 측 법률대리인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 등이 참석했다.
안 검사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은 그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 씨를 '보복 기소'했다고 주장한다.
탈북민인 유씨는 2013년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국정원이 증거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나 2015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2010년 기소유예했던 유씨를 2014년 불법 대북 송금 혐의로 추가 기소했고, 당시 보복 기소 논란이 일었다.
대법원은 2021년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진 지 4년이 지나 검찰이 이를 번복하고 다시 기소할 만큼 사정이 변경된 부분이 없다"며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했다.
탄핵심판 사건의 쟁점은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안 검사가 ▲형법 123조 ▲구 검찰청법 4조 2항 ▲국가공무원법 56조를 위반했는지 여부다. 해당 법 조항들은 공무원의 직권남용 금지와 성실한 직무 수행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국회 측은 "(안 검사의) 공소권 남용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며 "(공소권 남용으로 인해) 유씨는 2021년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피고인 신분을 유지하며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심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나, 항소심과 대법원은 공소권 남용이 맞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이 가진 중요한 권한은 기소권인데 이를 법에 저촉해 위법하게 남용했다면 그 자체가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안 검사 측은 위기에 빠진 검찰 조직의 이익을 위해 유씨 사건의 공소 제기를 한 것이 아니며,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종전 기소유예 처분과 대치되는 사실이 발견돼 공소 제기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대법원이 공소권 남용 판결을 내리기 전 1심 재판부가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점을 고려하면 유씨를 기소한 사실이 안 검사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한 것을 두고서도 양측의 주장은 엇갈렸다.
안 검사 측은 "법리대로 다퉈야 할 필요가 있어서 상고를 했기 때문에 직권 남용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 반면, 국회 측은 "공소를 제기를 시작으로 재판이 종료될 때까지 유지되는 전체적인 게 공소권 행사"라며 "이 사건의 경우 1심에서 공소 제기된 이후 항소심에서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상고를 제기해 공소권 남용이 계속 유지됐다"고 반박했다.
사건의 주심을 맡은 이영진 재판관은 양측에 형법 123조와 국가공무원법 56조 등 위반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다음 변론기일 일정은 재판부에서 양측에 추후 통보하기로 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 9월 21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287명, 찬성 180명, 반대 105명, 무효 2명으로 안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이는 헌정사 첫 검사 탄핵소추안 가결로 검찰은 야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검사 탄핵을 시도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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