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인도네시아 운수권 확보를 위해 경쟁을 예고했다. 특히 인천에서 출발하는 마나도, 바탐 노선의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휴양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 운수권을 확보할 경우 매출 확대가 기대돼서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 모습 [사진=정일구 기자] |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의 항공 협정으로 인해 내달 인천~마나도·바탐 노선의 신규 운수권 배분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주요 후보군으로 LCC인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진에어, 이스타항공 등 4곳이 거론된다.
운수권 획득이 가장 유력한 곳은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대표 관광지인 마나도와 바탐에 관광 목적의 전세기를 운항했다. 제주항공 설립 후 처음 운항하는 인도네시아 노선이었다. 전세기 운항 경험은 운수권 배분 시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정기편 운항을 통한 시장개척 기여도 점수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각각 유럽, 미주 노선을 배분받는다. 따라서 새로운 운수권을 또 배분받기 보다는 계획된 운항 일정에 충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는 합병 이슈가 걸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성사되면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는 통합 LCC가 된다. 인천발 노선 운수권이 배분될 경우 경쟁 제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아직 중장거리 운항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티웨이는 유럽,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을 배분받기로 이미 결정됐고, 부정기편 운항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운수권은 제주항공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항공사가 진입할 경우 저렴한 가격에 인도네시아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를 다녀온 회사원 장 모씨(28)는 "휴양지를 찾다가 발리를 방문했는데 항공권 가격이 200만원을 훌쩍 넘었다"며 "만약 훨씬 저렴한 가격에 발리와 비슷한 분위기의 (인도네시아) 휴양지를 방문할 수 있다면 고민하지 않고 항공권을 예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와 인도네시아를 오가는 직항편을 운영하는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발리노선은 대한항공이 독점하고 있으며, 자카르타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경쟁하고 있다. 두 노선의 비행시간은 약 7시간 정도로 비슷하다. 하지만 경쟁항공사 여부에 따라 항공권 가격 차이가 심하다. 다음 달 10일 전후 기준 국적 항공사의 자카르타 노선의 항공권 가격은 왕복 80만원 선인 반면, 발리 노선 항공권 가격은 왕복 130만원이 넘기도 한다.
앞서 제주항공의 전세기 운항 시 마나도, 바탐 노선의 비행 시간은 각각 5시간 20분, 6시간 정도다. 항공권 가격은 모두 30만원 선이었다. 정기편 운항 시 훨씬 저렴한 가격 형성이 예측되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마나도, 바탐 등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 방문에 대한 수요가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앞서 일본 소도시의 인기로 새로운 여행지 방문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제주항공의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항공권을 구매한 3000명 중 86%가 비교적 덜 알려진 새로운 여행지를 방문하기 위해 예산을 늘리거나 여행 일정을 조정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 노선에서 이미 소도시를 비롯한 새로운 노선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를 발견했다"며 "가격까지 저렴하다면 마나도, 바탐은 발리를 잇는 새로운 대표 휴양지가 유력하므로 LCC들의 운수권 획득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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