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으로 지목된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 소장을 지낸 이모 씨가 "송 전 대표의 '정치적 멘토' 역할과 먹사연 소장을 병행해 두 업무를 분리하기 어렵다"고 법정 증언했다.
이씨는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전 대표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1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23.12.18 leemario@newspim.com |
이씨는 2016년 10월경 한 정치 모임 강연회에서 송 전 대표를 알게 됐고 이후 송 전 대표에게 정치적 조언을 해주는 '정치 멘토'로 활동했다고 했다. 또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던 박용수 씨의 제안에 따라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말까지 먹사연 정책연구소장으로 근무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하루의) 3분의 1은 먹고 잠자는 데 쓰고 3분의 1은 먹사연 소장으로, 나머지 3분의 1은 송 대표의 정치적 멘토로 썼다"며 "이를 분리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씨가 송 전 대표나 박씨에게 전송한 업무 기획안 등 문건들을 제시하며 작성 경위 등에 대해 질문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연구소 업무 비전에 대해'라는 제목의 기획안을 통해 먹사연의 업무 영역을 ▲조직사랑방 ▲정책 네트워크 및 킬러 콘텐츠 개발 ▲SNS·메시지 ▲후원회 관리 등 4가지로 구체화했다.
이씨는 '먹사연 조직사랑방이 송 전 대표의 당대표 선거와 관련해 먹사연 중심으로 지지·후원 그룹을 조직화하는 것을 의미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런 건 아니고 가까운 사람들이 정보 소통을 위해 모인 것"이라며 "조직 활동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 "4가지 중 제대로 (추진)된 게 하나도 없었다"며 "제 생각으로 끝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검찰은 다른 문건을 제시하며 "증인은 먹사연 소장에 취임하자마자 송 전 대표가 출마할 예정인 2020년 8월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해당 문건에는 먹사연이 조직사랑방의 주축이 돼 당대표 경선 정책을 수립하고 지역 소통 역할을 담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씨는 재차 "제 생각이고 초안에 불과하다"며 "의견 수렴을 위한 것이고 실현된 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2021년 민주당 당대표 경선 당시 자신을 제외한 먹사연 직원들이 송 전 대표의 SNS 메시지 활동을 지원하는 등 선거를 도운 사실은 있다고 인정했다.
이씨는 "먹사연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송영길 지지자"라며 "먹사연 직원들이 회사에서도 자원봉사를 하는데 남는 시간에서 송영길을 돕자고 하니 다 '오케이'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먹사연이 송영길 경선캠프 내지 정치단체인가'라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많은 구성원들이 경선에 도움 되는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검찰 주장대로 사조직이면 저부터 캠프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또 송 전 대표가 후원금 요청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먹사연을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7억63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송 전 대표 측은 먹사연이 정책 싱크탱크에 불과하며 먹사연이 받은 후원금도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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