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4차선 교량이 붕괴해 강물로 추락한 인명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번 사고로 미 북동부의 주요 항구가 폐쇄되면서 전문가들은 원자재와 자동차 등 공급 차질이 빚어질 우려를 제기한다.
이날 사고는 미 동부시간 오전 1시 27분경 퍼탭스코 강을 따라 항해 중이던 '달리'(Dali)라는 이름의 컨테이너 선박이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부딪히면서 발생했다. 충돌 후 교량 거의 전체가 물로 가라앉았다.
충돌 당시 다리 위를 지나가던 차들은 강물로 추락했으며 최소 7명의 사람들이 강물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볼티모어 주정부 관계자들은 물에 빠진 인원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폴 비데펠트 메릴랜드 교통부 장관은 충돌 당시 교량 위에 작업조가 있었으며 수중 음파탐지기가 수면 아래 50피트(약 15m)에서 차량이 탐지됐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강물에 빠진 사람들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구조대원들은 2명을 구조했고 이 중 한 명은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붕괴된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3.26 mj72284@newspim.com |
이번 사고로 웨스 무어 메릴랜드주지사는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를 선포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 브리핑받았으며 현재까지 테러나 범죄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볼티모어 항구에서는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볼티모어 항은 미국에서 차량 운송으로 가장 바쁜 항구 중 한 곳으로 지난 2022년 한 해에만 75만 대의 차량이 이곳을 통과했다.
미 동부의 주요 항구가 폐쇄되면서 자동차와 석탄, 설탕과 같은 기타 원자재의 공급이 차질을 빚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운송 지연과 미 북동부 해안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목격자인 제이미 크라우스 씨는 교량 근처 직장에서 야간 근무 중 다리가 무너진 것을 알게 됐다. 크라우스 씨는 로이터통신에 "나는 그쪽으로 가봤고 전체 다리가 사라졌다"며 "충격적인 장면이었다"고 전했다.
1977년 운행을 시작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는 4개 차로를 가진 교량으로 강 위 56미터(m)에 세워졌다. 해당 다리가 위치한 퍼탭스코 강은 프랜시스 스콧 키가 미국 국가인 '성조기여 영원하라'(Star Spangled Banner)를 작사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1814년 당시 키는 영국군이 볼티모어 전투에서 승리하고 맥 헨리 항구를 붕괴시키는 것을 바라보며 가사를 썼다.
이번에 사고를 낸 선박 달리는 볼티모어를 떠나 스리랑카 콜롬보로 향할 예정이었다. 2명의 조종사를 포함해 총 22명의 선원이 탑승 중이었으며 현재까지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싱가포르 국적의 등록 소유주는 그레이스 오션으로 길이는 948피트(289m)다.
메릴랜드 교통국에 따르면 해마다 1130만 대의 차량이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릿지를 지나간다. 이번 사고는 13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 2007년 미니애폴리스 I-35 W 브리지 붕괴 이후 가장 큰 대형 교량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