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4-26 09:01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한국 축구가 26일 새벽(한국시간)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하면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은 1988 서울대회부터 2020 도쿄대회까지 9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며 이 부문 세계기록을 갖고 있지만 10회 연속이란 금자탑을 세우는 데는 실패했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했던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막혀 올림픽을 못 가게 된 것은 아무리 승부의 세계에서 공은 둥글다고 해도 재앙에 가까운 참사다.
벌써부터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등 집행부, 황선홍 감독 등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취임 후 결과가 좋았으면 괜찮았겠지만 재택근무 시비에 휘말리기까지 한 클린스만 감독은 A대표팀이 참가하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부터 불안한 경기를 펼치더니 천신만고 끝에 올라간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져 짐을 쌌다.
결국 황선홍 감독이 A대표팀 임시 사령탑까지 맡아 3월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치러 1승 1무를 기록했다. 당시 축구협회는 자화자찬을 했지만 한국이 홈에서 무승부를 한 경기의 내용은 답답함 그 자체였다. U-23 대표팀이 본업인 황 감독으로선 업무가 너무 과중된 셈이었다.
결국 황 감독은 이번에 올림픽 진출에 실패하면서 20년 지도자 인생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 한국 축구로선 몇 안 되는 토종 지도자 자원에 손실이 생긴 것이다.
이제 한국 축구가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이제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한탄도 나온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을 빼고 축구 농구 배구 등 인기가 있는 단체 구기종목의 본선행은 모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대회 이후 48년 만에 하계올림픽 출전 선수 수가 200명 아래로 내려가게 됐다.
구기종목은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올림픽 열기를 띄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황선홍호의 좌절은 한국 스포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 셈이다.
대표팀 선수의 입장에선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통로이다.
선수 개개인이 받을 혜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연령대의 우수한 자원들이 향후 팀의 주축선수가 됐을 때 병역의무 수행 때문에 공백이 생긴다면 한국 축구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위기에 빠진 뒤 늘 사과하는 축구협회와 지도자의 모습은 이제 식상하다. 한국 축구의 뿌리부터 다시 점검해봐야 할 때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