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처음 폴리실리콘 사업했을 때보다 전 세계 태양광 발전 시장이 2000배 커졌다"며 "올해는 잘하는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OCI빌딩에서 홀딩스 출범 1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는 지주사 출범과 기업분할을 통해 전 계열사들이 각각의 특성에 맞는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린 한 해였다"며 "올해는 조금 더 천천히 가더라도 결과를 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14일 OCI 본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아영 기자] |
OCI홀딩스는 지난해 12월 말 공정위로부터 지주사 전환에 대한 최종 통보를 받았고, 이어 1월 말 사업회사 OCI에 대한 지분율이 현물출자 완료로 33.25%에서 44.78%로 늘어났다. OCI는 OCI홀딩스의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지위가 바뀌면서 지주사 체제 구축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 셈이다.
이를 통해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34% 늘어난 8650억원,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52.8% 늘어난 995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12%를 달성하는 등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토대를 마련했다.
OCI홀딩스의 올해 핵심 목표는 '안정성 확보'다. 자회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신규 성장 사업을 적극 발굴할 방침이다.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는 OCIM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중심으로 태양광 밸류체인 별 사업 역량을 극대화한다. 화학 부문에서는 사업회사 OCI를 필두로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첨단 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올해는 새로운 목표보다 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성장도 중요하지만 재무적 안정성 확보에 많은 주안점을 두고 더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14일 OCI 본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아영 기자] |
특히 제약·바이오 투자에 대한 신념이 확고했다.
이 회장은 "제약바이오로 투자하고 정진해야 한다는 건 변함없다"며 "어차피 어디든지 생활 수준이 좋아지고,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 제약쪽은 같이 따라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말레이시아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밝혔다. 현재 OCI는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말레이시아에 8700억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약 70%를 말레이시아에 있는 태양광용 포리실리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에피클로로히드린(ECH)사업 등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이유는 정치적인 리스크에서 중립적인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2026년도에 말레이시아에 2차 증설이 완공되면 원가 측면에서도 중국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 이우현 회장은 기업활동 외에 인적교류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한·말레이시아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유다.
이 회장은 "사람들은 생각보다 동남아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국내 기업이 동남아에서 사업을 진행한 사례가 많지 않고, 역사도 깊지 않고, 성공 사례도 많지 않다"며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말레이시아 진출은 활발해질 거고, 거꾸로 현지 기업이 한국으로 진출할 수도 있기 때문에 활발한 인적교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OCI는 특히 엔지니어들이나 여러 과학자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적자원을 육성하는 것이 큰 숙제"라고 덧붙였다.
14일 OC홀딩스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우현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OCI] |
이 회장은 이날 출범 후 뼈아픈 실패 사례도 언급했다. 최근 한미약품과 통합 추진 불발을 뜻하는 것이다.
이 회장은 "OCI가 조금 더 경영을 잘하고 기대에 부응했다면 한미약품 주주들이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결국 OCI가 잘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을 반성하면서 다음번에 투자 기회가 있을 때 조금 더 면밀히 검토하고, 이해관계자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해서 사전 장치를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이우현 회장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주총 이후 이사회에서 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각 프로그램 진행을 발표했고,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다"며 "아직은 400억원 한도까지 도달하지 못했는데, 아마 한두 달이면 소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필요에 따라 혹시 조금 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하면 2차(소각)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회사가 열심히 수익을 내서 배당도 많이 하고, 자사주 매입도 끊임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앞으로 지주사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과 꾸준한 성장을 이끌어 투자자, 구성원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인정받는 회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춰 영업이익률을 20% 이상 낼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