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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판, 배심원 심리 개시...유죄 평결시 美대선 요동

기사등록 : 2024-05-30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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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돈 재판, 배심원 심리 착수...중범죄 혐의 적용 여부 결정
유죄 평결시 최대 징역 4년 선고 가능...지지층 이탈 우려
무죄시 트럼프 사법 리스크 족쇄 벗어나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의 배심원단이 29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유무죄 여부를 가릴 심리를 개시했다.

배심원단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기소에 대해 유죄를 평결할 경우 오는 11월 미 대선 판세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오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속개된 재판에서 후안 머천 판사는 12명의 배심원단을 상대로 '배심원 설시(jury instruction)'를 진행했다. 

머천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이번 사건의 쟁점과 재판 과정, 적용 법리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앞으로 심리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나 편견을 배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머천 판사는 이후 배심원들에게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비공개 심리를 개시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배심원들은 법원의 비공개 회의실에 모여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무죄 여부를 결정할 평결을 위한 심리에 착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판 절차를 마치고 나서면서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앞서 뉴욕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인 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추문 폭로를 막기 위해 '입막음 돈' 13만 달러를 자신의 변호인이었던 마이클 코언에게 우회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면서 34개 혐의를 적용해 중범죄 혐의로 형사기소했다.

검찰은 이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레이보이 잡지 모델 출신 배우 캐런 맥두걸과의 추문 등을 내셔널인콰이어러를 통해 은폐했다면서 이 같은 행위들은 대선에 허위로 영향을 미치려한 기획 범죄라고 주장했다.

배심원들은 검찰의 34개 혐의를 토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평결 여부를 만장일치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 배심원 사이에 의견이 맞서면서 평결 불일치 결론이 내려질 수도 있고, 이 경우 판사는 재판 무효를 선언하게 된다.

유죄 평결이 나오면 적은 표차로 등락이 갈릴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심각한 정치적 위험'을 안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얼마 전 로이터 여론 조사에서 공화당원 4명 중 1명, 또 무당파 중 6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유죄 판결은 트럼프 재선 가도에 켜진 경고등과 같다.

배심원들이 전체 또는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로 평결할 경우 머천 판사가 이를 근거로 최종 판결을 내리면서 1심 절차는 마무리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유죄 평결이 나올 경우 보호관찰에서 최대 징역 4년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배심원 심리는 당일 조속히 결정이 나올 수도 있지만, 전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몇 주가 걸릴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형사재판 4건 중 하나다. 하지만 11월 대선 이전까지 1심 선고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재판은 이번 사건이 유일하다. 

대선 개입 혐의 등으로 기소된 나머지 형사 사건 재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지연 작전이 먹혀들면서 대선 이전에 판결이 나오기 힘들어진 상태다. 

따라서 '성추문 입막음 돈' 재판 판결은 다섯달을 앞둔 11월 미 대선 레이스에도 상당한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죄 또는 사실상 무죄에 가까운 일부 유죄 평경을 받을 경우, 그동안 자신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던 '사법 리스크' 족쇄를 털어버릴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지지율도 무죄 평결을 계기로 한층 탄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범죄 혐의가 인정돼 중형이 선고될 경우 대선판은 한 차례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부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중범죄 판결이 나오거나, 실제로 수감까지 된다면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답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ABC 방송이 지난 5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6%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4%)에 근소한 리드를 유지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가운데 4%는 트럼프가 성추문 입막음 돈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답했다.

'지지 여부를 재고해보겠다'는 답변도 16%를 기록했다.

더구나 선거 승패의 캐스팅 보트를 쥔 무당파 중도층이나 지지 유보층도 트럼프에 등을 돌릴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로이터·입소스 여론 조사에서 무당파 중 6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실제 유죄 판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일부 이탈하고 중도층이 외면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에게 추격을 허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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