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배터리 핵심 광물 다변화의 열쇠로 아프리카를 지목했다. 이들은 아프리카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교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회담 종료 이후 실제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터리 업계가 총출동해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는 '인터배터리 2024'에서 방문객들이 이차전지 생산 과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을 계기로 아프리카와 협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회담과 연관된 추가 딜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아프리카 시장이 중요한 것은 배터리 업계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고 실제로 일부 기업은 이번 회담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을 2026년 말부터 해외우려기업(FEOC)에서 조달할 수 없게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6대 핵심 광물인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희토류, 백금 가운데 흑연을 제외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의존율이 높다. 미국의 FEOC 규제는 사실상 중국을 향한 것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2년 안에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광물자원의 30%를 보유했다. 백금족 90%, 코발트 70%, 망간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배터리 핵심원료인 리튬, 흑연, 니켈 등도 상당하다. 미국지질조사국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모로코·마다가스카르, 리튬은 짐바브웨, 흑연은 마다가스카르·모잠비크·탄자니아, 니켈은 남아프리카공화국·마다가스카르·보츠와나·짐바브웨, 백금족은 남아공·짐바브웨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된다.
이에 군내 배터리 관련 기업들은 아프리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일찌감치 나선 바 있다. 포스코 측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지난해 탄자니아·마다가스카르와 흑연 공급망 구축 협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모로코에서 중국 화유와 함께 리튬 정제 합작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정상회담까지 개최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아프리카와 협력 확대를 더욱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국 정부는 오는 4~5일 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은 주요 참석국 정상들과 경제, 공급망 등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전날 "핵심 광물 관련 정보교류, 기술협력 등 포괄적 협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배터리 업계는 아프리카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배터리 기업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아프리카와의 협력 확대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아프리카가 일단 중국에서 벗어나서 할 수 있는 옵션 중에 하나"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배터리 기업들은 아프리카 국가와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각 사별로 사업성을 따져보고 고려할 게 많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아프리카 시장은 '고려 1순위'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아프리카가 풍부한 핵심 광물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초 인프라가 부족하다. 따라서 초기 투자 자금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상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아프리카는 크고 작은 분쟁들이 발생하는 등 정치·사회적으로 불안정한 부분과 기초 인프라 부족으로 추가 자금 투자가 필요하다는 리스크가 있다"면서도 "중국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는 차원에서 아프리카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양자 외교 강화를 통해 민간 협력 기반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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