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뉴스핌] 노연경 기자 = 화성 화재 유가족 대표를 자처한 김태윤 충북인뉴스 대표가 추모 분향소를 찾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사업주 사과를 받아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김태윤 대표를 비롯한 유가족 10여 명은 26일 '서신면 전곡리 공장 화재 추모 분향소'를 찾은 우원식 의장과 오후 5시부터 5시 30분까지 약 30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6일 화성시청 1층 로비에 마련된 '서신면 전곡리 공장 화재 추모 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한 뒤 돌아 나서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김 대표는 처음으로 신원이 밝혀진 50대 희생자 A씨 아내의 직장동료로 A씨의 유족을 대리하기로 했다. 나머지 유족과도 협의를 거쳐 유가족을 대표하기로 자처했다.
우원식 의장과의 만남 직후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고, 처벌을 하는 것도 맞지만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부분은 사업주의 사과"라고 강조했다.
전날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대국민 사과를 하며 유가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김 대표는 "사업주는 여태 (유가족에게) 전화 한 통 없고, 사죄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국민 사과를 할 게 아니라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우원식 의장에게 강제로라도 사업주가 유가족에게 사과하게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유가족 지원이 미흡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유가족들이 대기할 공간이 마땅히 없어서 굉장히 불편하다"며 "유가족들은 몸도 마음도 상처받은 상태인데 (시에서 마련해준 공간은) 제대로 쉴 만한 공간이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날 A씨의 유가족은 우원식 의장과의 만남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해 우 의장이 다른 유가족과 만남을 마친 뒤 화성시장과 면담을 하고 있을 때 뒤늦게 추모 분향소에 도착했다.
유가족 지원을 총괄하는 팀은 유가족에게 우 의장이 분향소를 찾을 것이고, 유가족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안내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서 몇 시에 만나야 하는지는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A씨의 유가족들이 우 의장이 있는 2층 시장실 앞까지 찾아와 항의하자 우 의장은 시장과의 면담을 중단하고 유가족과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김 대표는 "나머지 유가족과도 합의해 유가족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협의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빈소는 사업주의 보상 방안 등이 정해진 뒤에나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0시 31분쯤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리튬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상자는 총 31명으로, 23명의 사망자와 8명의 중·경상자가 집계됐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A씨를 비롯해 총 3명으로 모두 한국인이다.
경찰과 법무부에서는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나머지 희생자에 대해 DNA(유전자) 일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