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여자골프의 베테랑 김인경하면 '30cm 악몽'과 '기부천사'가 떠오른다. 신지애, 박인비와 함께 세리 키즈의 선두 주자였던 김인경(36)이 7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강혜지(33)와 짝을 이뤄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우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 셋째 날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김인경-강혜지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포섬 방식으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14언더파 196타를 적어낸 김인경-강혜지는 아타야 티띠꾼(태국)-인뤄닝(중국) 조와 함께 선두에 한 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는 15언더파 195타를 친 앨리 유잉-제니퍼 컵초(이상 미국)이다.
강혜지(왼쪽)와 김인경. [사진 = LPGA] |
제니퍼 컵초(왼쪽)와 앨리 유잉. [사진 = LPGA] |
아타야 티띠꾼(왼쪽)-인뤄닝. [사진 = LPGA] |
김인경-강혜지는 마지막 날 LPGA 투어 통산 8승에 도전한다. 2009년 LPGA 투어에 데뷔한 강혜지는 아직 우승이 없다.
2012년 4월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 10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리던 김인경은 챔피언십 퍼트인 '30cm 파 퍼트'가 홀컵을 한 바퀴 돌고나와 우승을 놓쳤고 연장에서 유선영에 패했다. '골프의 전설' 개리 플레이어가 "김인경이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퍼트를 놓치는 걸 지켜보며 안타까워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 건 유명하다. 이후 김인경은 쇼트퍼트 입스(yips)와 함께 슬럼프에 빠졌다. 2013년 3월 기아 클래식 2m도 안 되는 파 퍼트를 못넣고 연장에서 졌다. 2014년 9월 포틀랜드 클래식 연장에서 2m 파퍼트를 놓쳐 무릎을 꿇었다.
김인경은 단식과 요가 수련을 비롯해 볼링, 펜싱 등 취미 생활로 트라우마를 이겨냈다. 2017년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18번홀에서 파 세이브하며 우승했다. 경기 후 김인경은 "(5년 전) 퍼트를 놓친 게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은 아니라고 받아들였다"면서 "나 자신에게 '우승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랬더니 떨지 않고 침착해졌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기부천사'로도 널리 알려져있다. 2010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 상금 2억4000만원을 오초아재단과 미국 자선단체에 쾌척했다. 2012년 김인경재단을 만들어 스페셜올림픽 위원회에 10만 달러를 기부했다. 2015년 'KIA 커뮤니티 어시스트 어워드'를 받은 김인경은 독서광이기도 하다. 지구 공동체에 관심이 않아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등 자선사업에 골프만큼 열정을 쏟는다.
일본의 하타오카 나사와 팀을 이룬 고진영은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줄여 중간 합계 10언더파 공동 10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사이고 마오(일본)와 팀을 이룬 성유진은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전날 9위에서 10위(10언더파 200타)로 한 계단 떨어졌다. 이소미-유해란은 3타를 잃고 공동 24위(7언더파 203타)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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