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산업

KDDX 수의계약 논란, 방사청 법과 원칙 준수 촉구

기사등록 : 2024-07-03 15:53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방사청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어" 해명
서일준"의혹에 휩싸인 사업, 공명정대 입찰해야"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대한민국 해양안보의 핵심인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의 계약 체결 방식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해군이 2009년부터 추진한 이 사업은 국내 기술로 미국산 '이지스'에 버금가는 전투체계를 개발해 해군 전력을 강화하는 핵심 프로젝트로, 총 7조80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모형 [사진=방위사업청]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KDDX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할 것을 내부적으로 결정했으며,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KDDX 기본설계를 맡았던 HD현대중공업에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계속 맡기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 것. 

방사청은 수의계약설에 대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 추진방안 관련해 모 매체 보도에 언급된 수의계약 등 사업추진 방안을 구체적으로 확정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KDDX 사업은 전투체계, 레이더 등 각종 무장을 포함해 국내 기술로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6000톤급 6척을 건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초도함(1척)→후속함(5척)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방사청은 초도함을 건조한 뒤 나머지 5척은 경쟁입찰을 통해 1순위 업체에 3척, 2순위 업체에 2척을 배분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한화오션은 드론과 AI 기술을 활용하여 선박의 흘수를 촬영하고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한화오션]2024.02.20 dedanhi@newspim.com
[사진= HD현대중공업]

사업 초기 개념설계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맡았고,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를 맡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 직원이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보고서를 유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변수가 생겼다.

특히 한화오션이 기밀 유출에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HD현대중공업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하면서 양사 간의 고소고발전으로 번진 상태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서일준(경남 거제) 경남도당위원장은 3일 성명을 통해 "현재 KDDX 사업 관련 부조리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그 결론이 이달 말쯤 나올 예정인데,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 졸속으로 계약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입찰은 국가계약법의 대원칙이며, 방위사업청 훈령도 경쟁입찰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KDDX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한다면 국민의 납득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방사청이 계약 방식을 수의계약으로 강행한다면 '꼼수'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 [사진=서일준 의원실 제공] 2021.07.12 taehun02@newspim.com

서 위원장은 "KDDX 사업에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를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예외적인 규정도 이번에는 적용될 수 없다"며 "기본설계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던 만큼, 상세설계는 경쟁입찰로 진행되어야 한다. 과거 KDX-Ⅱ 사업에서도 기본설계 이후 경쟁입찰을 통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가 선정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사청이 수의계약을 강행할 경우, 국가 방위산업이 선의의 경쟁보다는 기술 절도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잡게 되는 오점의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KDDX 사업은 군사기밀 절도 사건 등 다양한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계약 방식 결정과 사업자 선정 등 모든 과정이 공명정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windy@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