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미국 대선과 같은 글로벌 시장의 변수에 따른 하반기 성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 물량 확대 등의 유연한 믹스 개선과 미국 신규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역할 확대 등으로 하반기 산적한 이슈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미 수출량 늘어난 큰 현대차·기아, 변수도 가장 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분기 매출액 45조206억원, 영업이익 이익 4조2791억원을 기록했다. 기아는 매출액 27조5679억원, 영업이익 3조6437억원을 기록했다. 합산 영업이익은 8조원에 달한다.
양사 모두 대미 수출이 실적 호조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미국 수출은 34만501대였으며 기아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21만2665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올 2분기 양사 전체 판매 비중의 23.4%를 미국이 차지한 것이다.
현대차·기아 실적에 대미 수출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이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업계는 올해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현대차의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앞서 미국 대선에 대해 지속적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소통해 오다 지난 25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가장 큰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다. 내연기관차를 중시하며 전기차 보조금,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공언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 축소, 관세 부과 등 친환경차 진출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양사 모두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를 아우르는 유연한 차량 믹스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의 정책에 따라 생산 능력을 다르게 가져갈 것이라는 전략을 공통으로 꼽았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기아] |
◆하이브리드 우선 전략…전기차는 숨고르기
그러면서도 우선 하반기 하이브리드 물량 확대를 우선적으로 적용하며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미국 HMGMA 공장을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이 가능한 공장으로 변경한 바 있다. 현대차는 소형 하이브리드 개발을 통해 차량 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장착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기아 역시 무리하게 전기차를 확장하는 전략보다는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와 EV3의 포지션 재정비 등으로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EV3는 내년 미국 출시 예정이며 대선 후 보조금 정책 확정에 따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책적으로는 IRA법 축소로 인한 보조금 축소, 리쇼어링, 관세 부과 등의 변수가 꼽혔으나 실질적으로 영향은 적다고 내다봤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만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설 경우 즉각적으로 우려할 사안은 리쇼어링과 전동화 지지가 낮아지는 부분, 관세 등이 있다"면서도 "결국 장기적으로 전동화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심할 수 없으므로 정책적 부분이 있다고 해도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중되는 인건비나 물류비 부담 등으로 인해 상반기 만큼의 호실적은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부분은 일부 인정했다. 최근 현대차는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 성과급 500%+1800만원 등의 협상안을 담은 임금 및 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수익성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수익성은 역시 사업 계획을 초과하는 추세상으로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수익성 추세는 유지하나 정도에 있어서는 상반기보다는 다소 떨어지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역시 미국을 제외한 주요 시장 판매가 개선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시장 상황은 이미 사업 계획에 반영한 상태라고 답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뿐 아니라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 확대, 캐스퍼 일렉트릭(해외명 인스터) 글로벌 론칭 등에 나서면서 전기차 라인업도 확보하기로 했다. 기아는 미국에서 쏘렌토 하이브리드 상품성 개선 모델,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다음달 28일 오후 3시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주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대상으로 '2024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미래 친환경차 판매 계획과 미국 조지아 공장 운영 방안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현대차의 중장기 전략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에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하반기 불확실성을 반영해 실적 발표 다음날 오전 23만2000원까지 떨어졌던 현대차 주가는 29일 오후 2시12분 기준 전일 종가 대비 1만2500원 상승한 25만5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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