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역대급 폭염이 이어졌던 지난달에 냉방기 사용 등 전력 사용량이 전년보다 늘어나면서 평균 전기요금이 7500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는 전체 중 76%에 달했다. 이들 가구에서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전기요금이 평균 1만7000원 증가했다.
◆ 전년보다 요금 증가한 가구 76%…평균 증가액 1만7000원 수준
9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용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363키로와트시(kWh)로 지난해 8월(333kWh)과 비교해 30kW(9%) 증가했다.
전력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요금도 늘어났다. 지난달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전년 같은 달(5만6090원)보다 7520원(13%) 증가했다(그래프 참고).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는 전체 2522만호 중 76%에 해당하는 1922만호로 집계됐다. 이들 가구에서는 전기요금이 평균 1만7000원 증가했다.
전기요금이 증가한 1922만호 중 39%에 해당하는 973만호는 1만원 아래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이밖에 ▲1~3만원 710만호(28%) ▲3~5만원 126만호(5%%) ▲5~10만원 75만호(3%) ▲10만원 이상 38만호(1%)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요금이 동일한 가구는 전체 2522만호 중 1%에 해당하는 31만호로 확인됐다. 569만호(23%)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요금이 감소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에 한정해 평균 증가액은 약 1만7000원 수준"이라며 "역대급 무더위 속에서도 전기 절약을 실천한 국민들의 노력으로 전기요금 증가가 우려했던 수준보다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 한국 전기료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독일 3배·일본 2배 비싸
전기요금은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확연한 오름세를 보였지만, 8월 주택용 가구당 평균 사용량(363kWh)을 기준으로 국가 간 실제 납부 요금 비교할 경우 한국은 여전히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8월 평균 사용량 기준으로 한국을 비롯한 7개국의 전기요금 수준을 비교한 결과 한국·홍콩을 제외한 5개국이 모두 10만원대에 머물렀다.
독일의 전기요금은 18만3717원으로 한국의 약 2.8배에 달했다. 미국(15만9166원)과 프랑스(14만8057원), 일본(13만5625원) 등도 2배를 웃돌았다. 한국과 가장 차이가 근소한 호주는 8만원대의 요금으로 약 1.3배 높았다.
한전은 전기요금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취약계층의 여름철 복지할인 한도를 최대 2만원까지 확대하고, 지난해 1월과 5월의 요금 인상분 21.1원 적용을 유예해 연간 1조원 규모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한전의 복지할인과 에너지바우처를 동시에 제공 받는 기초생활수급자 약 130만호 중 약 31만3000가구는 전기요금 전액을 지원받고 있다. 약 22만5000가구는 1만원 미만의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한전은 고객들의 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분할 납부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분할 납부는 주택용 고객 중 7~9월 요금이 6월 청구액보다 2배 이상 증가하거나 월 요금이 10만원 이상일 경우 당월 전기요금의 50%를 최대 6개월까지 분할해 납부할 수 있는 제도다.
아울러 사용량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전기사용량 조회 서비스도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즉시 전기 사용량을 인지해 요금 절약을 유도하는 기능으로, '한전ON' 또는 아파트 월패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