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당국이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생명보험사(생보사) 인수 적정성 등이 핵심이다. 사전검사 및 본검사(정기검사) 기간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고강도 조사가 불가피하다. 현 경영진 거취까지 달려있어 최종 조사 결과에 따른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은 24일부터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사전검사에 돌입했다. 이번 검사는 내달 초로 예정된 정기검사에 앞서 중점 검사 사안 파악 및 자료 수집 등을 위한 사전 절차로 내달 2일 종료 예정이다. 검사인력은 10여명 규모로 확인됐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에게 둘러쌓여 있다. 2024.09.10 choipix16@newspim.com |
금감원이 우리금융에 통보한 정기검사 시점은 내달 7일이다. 정기검사에 통상 1~2개월 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연말까지 당국조사가 불가피하다. 사실상 4분기 내내 조사정국에 휘말리는 모양새다.
주요 정기검사 사안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내부통제 관련 금융사고 ▲동양·ABL생명 인수 적정성 등이 꼽힌다. 금감원이 내년 초로 예정된 정기검사 시기를 3개월 이상 앞당긴 만큼 강도 높은 조사가 예상된다. 알려진 검사인력만 40명 이상이다.
핵심은 단연 손 전 회장 부당대출이다. 현 경영진의 부정대출 사전 인지 여부가 이번 조사에서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이 올해 초 감사를 통해 늦어도 4월에는 사태 파악을 했다는 점에서 금융사고 보고·공시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은행장 등이 부정대출 사태를 고의적으로 묵인 또는 보고 지연한 정황이 입증될 경우 향후 거취에도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하다. 당장 연말 임기가 끝나는 조 은행장의 연임 불가론이 나온다.
생명보험사 인수 절차 검증을 둘러싼 분위기도 묘하다. 이복현 원장이 이달 초 기자브리핑에서 "검토중으로만 알고 있었지 계약 체결은 우리도 언론을 통해 확인했다"고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에 대해 당국과 충분한 소통이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리금융이 이번 조사에서 함께 진행되는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는다면 향후 심사과정에서 보험사 편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우리은행은 2021년 평가에서 2등급을 받았지만 금융당국이 지난해말 평가 기준을 개선하면서 내부통제 비중을 기존 5.3%에서 15%로 대폭 상향했다는 점에서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기검사는 그룹 전반을 살펴보기 때문에 최종 검사 결과는 내년 상반기, 늦으면 내년 말 공개가 예상된다.
다만 업권에서는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이 원장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조사 과정에서 중대한 불법(위법) 정황이 확인될 경우, 조사 종료 시점인 연말에 이를 선제적으로 알리는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사 종료 시점이나 조사 결과 발표 시점 등은 현재로서는 언급이 어렵다"며 "최근 발생한 특정 사태 뿐 아니라 그룹 및 은행 전반의 여러 경영 실태를 면밀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금융측은 이번 조사에 대해 "성실히 임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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