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누적 부채가 200조원에 달하는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전력공사가 최근 5년간 지방자치단체 등이 전력을 몰래 훔쳐 쓰는 도전 행위로 인해 총 29억4400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재관(더불어민주당·천안을)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전력 무단 사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력 무단 사용 건수는 총 1599건에 달했다. 이로 인한 피해금액은 29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현황을 보면 ▲2020년 422건 ▲2021년 316건 ▲2022년 421건 ▲2023년 286건 ▲2024년(6월 누적) 154건 등으로 조사됐다. 사례 유형은 무단 사용과 계기 1차측 도전, 계기 조작 등으로 다양했다.
최근 5년간 도전 현황 [자료=이재관 의원실] 2024.10.02 rang@newspim.com |
최근 5년간 위약금 상위 10위 안에는 지자체가 3곳이나 포함됐다. 이들은 ▲CCTV 무단 사용(9700만원) ▲전력량계 미부설 상태 무단 사용(8000만원) ▲버스 승강장 편의시설 무단 연결 사용(4300만원) 등으로 인해 총 2억2000만원의 위약금을 수납했다.
본부별로는 광주·전남본부가 195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경기북부본부(176건)와 강원본부(145건), 충북본부(129건), 부산·울산본부(125건) 등 순이었다.
통신사들이 배선전주를 무단 사용하는 경우도 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관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통신사 배선전주 무단 사용 현황'에 의하면 ▲LGU+ 70만8000가닥 ▲SKT 48만3000가닥 ▲SKB 96만가닥 ▲KT 51만3000가닥 등 총 497만가닥을 무단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위약 추징금은 1104억원, 피해금액은 360억원으로 추산된다.
통신사는 신속한 통신 개통을 위해 전주 사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 설치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3~4가닥을 한 전주에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120~163만개의 전주를 무단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이재관 의원은 "대기업과 지자체가 전력이나 전봇대 등을 무단 사용해 한전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화재나 감전사고 등 국민들의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만큼 도전 행위와 배선전주 무단 사용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강조했다.
최근 5년간 통신사 배선전주 무단 사용 현황 [자료=이재관 의원실] 2024.10.02 ra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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