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1조3808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분할로 '세기의 이혼소송'으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을 대법원이 심리한다.
8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가 심리 중인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 상고심의 심리불속행 기각 기한은 이날로, 업무시간인 오후 6시까지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이 사건은 지난 7월 8일 대법에 접수, 심리불속행 기간인 4개월이 되는 이날 업무시간까지 기각 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법이 심리할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대법 홈페이지에도 사건 종국결과는 공란으로 돼 있다.
다만, 심리불속행 기간은 대법이 간이 판결이나 결정을 반드시 해야 하는 기간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즉 대법이 심리불속행 기간 내 어떠한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대법 심리가 진행되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옛 대한텔레콤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특유 재산'으로 볼 것인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3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한 뒤 나오고 있다. [뉴스핌DB] |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부장판사)는 지난 5월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선고를 열어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원 상당이 지난 1991년경 최 회장의 부친이자, 사돈인 고 최종현 전 선대회장에게 전달돼 SK 측에 유입됐다고 판단해 1심과 달리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최 회장 명의 재산 3조9883억원을 분할 대상으로 보고, 총 1조3808억원을 노 관장에게 넘겨주라고 판결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선친에게 상속·증여받은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해왔다. 즉 혼인 전부터 최 회장 측이 물려받은 재산인 만큼, 노 관장과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가 판결경정(정정) 결정해 SK 주식 가액을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정한 점도 쟁점이다. 이는 최 회장이 찾아낸 계산 오류를 항소심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기여분은 355배에서 35.6배로, 최종현 전 선대회장의 기여분은 12.5배에서 125배로 바뀌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계산 오류를 수정하더라도 SK 주식 가치 증가에 대한 기여도는 여전히 최 회장이 최 전 선대회장에 비해 크기 때문에 재산분할 비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은 없다고 한 만큼, 대법에서 다시 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검찰도 노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원에 대해 수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9월 '선경 300억원' 메모에 관한 고발장을 접수해 범죄수익환수부(유민종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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