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한지용 기자 =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대한민국 경기도 수원에서 '사실상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일본 팀과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23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아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과 격돌한다.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원)를 두고 승부를 벌인다.
지난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대회 4강 1차전에서는 도쿄 베르디 벨레자가 멜버른 시티(호주)를 3-1로 완파하고 결승에 선착했다.
이어 열린 대회 4강 두 번째 경기에서 내고향은 수원 FC 위민을 2-1로 꺾고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당시 경기에서 내고향이 국내 팬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은 만큼, 결승전이 일방적인 내고향 응원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일 열린 수원 FC 위민과 내고향 간 준결승 경기에서는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등 200여개 단체가 구성한 약 3000명 규모의 '2026 AFC-AWCL 여자축구 남북 공동응원단'이 본부석 반대편 관중석에 자리했다.
이들은 '내고향'과 '수원'을 번갈아 외치며 응원을 전개했지만, '내고향'에 대한 응원 비중이 더 크게 보이기도 했다.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기였지만, 정작 수원 FC 위민은 홈 이점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내고향 선수단이 기회를 잡을 때마다 큰 함성 소리가 관중석에 터져 나왔다. 수원이 골을 넣었을 때보다 내고향이 골을 넣었을 때 관중 반응이 더 컸다.
방점을 찍은 것은 지소연이 페널티킥을 실축할 당시였다. 수원이 1-2로 뒤지던 후반 34분 지소연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공이 골문을 빗나갔다. 당시 공동응원단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아닌 기쁨의 함성 소리가 들렸다.
당시 경기를 지켜보던 한 현장 관계자는 "수원 FC 위민 홈 경기장에서 수원 FC 위민 선수가 페널티킥을 놓쳤는데 큰 환호가 나왔다"라며 "축구장에서 처음 보는 기괴한 장면"이라고 전했다.
공동응원단은 애초 수원과 내고향을 함께 응원한다는 취지로 꾸려졌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내고향 응원에 무게가 실렸다.
공동응원단은 앞서 수원과 내고향 가운데 어느 팀이 결승에 오르더라도 응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준결승 당시 폭우 속에서도 약 3000명이 경기장을 찾은 만큼, 결승전에서도 상당수 인원이 내고향 응원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내고향의 결승 상대가 한국 팀이 아닌 일본 팀임을 고려할 때 내고향을 향한 응원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내고향이 일본과 결승에서 맞붙어 승리해 꼭 우승하면 좋겠다"라고 말한 만큼 응원 열기가 한층 더 고조될 수 있다.
북한 주민이 단 한 명도 없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북한 팀이 사실상 홈팀처럼 응원을 받는 이례적인 장면이 AWCL 결승전에서 다시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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