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100엔선을 코 앞에 두고 재차 고꾸라지던 달러/엔 환율이 4년만에 100엔대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한층 과감한 환율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이 달러/엔 환율이 향후 12개월 간 100엔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스가 98엔, HSBC가 88엔을 제시하는 등 일부 보수적인 움직임도 감지됐지만, 대부분의 IB들은 달러/엔 환율이 무난하게 100엔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크레디트 아크리콜은 12개월 후 달러엔 환율이 120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해 가장 공격적인 전망치를 제시했다. 도이치뱅크와 UBS는 110엔대를 예상했다.
<자료출처=국제금융센터> |
외환전문가들은 그간 일본 정부의 적극적 부양책의 효과에 의구심을 표시하던 시장 내 분위기가 또다른 전기를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투자정보 사이트 '씨킹 알파'는 엔화 약세가 두번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소개했다.
두번째 단계란 일본은행이 공언한 인플레이션 목표치 2% 달성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시장이 알아채는 것을 의미한다.
명목 금리가 상승할 때 국가부채 조달 비용도 함께 증가하는데, 국가 부채를 조달 금액이 1% 증가하면 재정 수입은 25%가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CPI는 현재 0%를 소폭 밑돌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공언대로 인플레이션 목표치 2%가 달성될 경우 명목 금리 역시 2% 상승할테고 이는 재정 수입의 50%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수치 상승은 국가 부채 규모를 줄이는 것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단기적인 재정적 영향은 가히 재앙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수익의 대부분을 국채 조달 금리를 지불하는 데 사용하는데 어떻게 자금 조달이 가능하겠다는 논리다.
시킹알파는 시장이 인플레이션 목표치 2% 달성의 효과에 대해 완전히 이해한다면 일본이 추가적인 완화책을 지양하는 것을 바라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엔화 하락세의 마지막 단계는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고 엔화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가 언젠가는 종료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한다. 양적완화가 종료될 경우 미국의 명목 금리는 상승할테고 달러/엔 캐리 트레이드가 또다시 유행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세번째 단계는 엔화가 자금조달 통화로 사용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CPI는 2016년까지 1.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 급격히 0.5% 수준으로 다시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베트남 주식이 치솟고 있고 그리스 국채의 수익률이 7%를 기록하는 등 좋은 투자처가 도처에 널려 있어 이는 전혀 문제가 될게 없다는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