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김여사가 먹고 살기 힘들어 집나갔다는 우스개소리가 금융가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최근 투자자들은 국내 저성장·저금리에 따른 투자처를 찾지 못해 국제금융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의 정보 때문에 일면적이거나 일회적인 특징에 혹하기 쉬운 것이 현실입니다. 뉴스핌 국제부는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특징과 자금흐름의 추세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매월 그리고 분기나 반기별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변화를 진단하고 흐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註]
[뉴스핌=김동호 기자] 올해 지속적인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상품시장은 상반기 마지막 달인 6월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로 인한 상품 수요 감소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 풀린 공급 잉여분이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또한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가 여전히 불확실해 상품 시장은 여전히 위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글로벌 상품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CRB지수는 지난 6월 한달 간 2.2% 떨어졌다. 올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6.5% 가량 하락세다.
CRB지수는 상품가격 리서치회사인 CRB(Commodity Research Bureau)사가 만든 지수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를 비롯해 천연가스ㆍ금ㆍ구리ㆍ니켈ㆍ설탕ㆍ커피ㆍ옥수수ㆍ밀ㆍ오렌지주스ㆍ돼지고기 등 19개 원자재의 선물가격을 평균해 상품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이미 지난해 '슈퍼사이클 일몰'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상품가격 상승세의 종료를 예견한 바 있는 씨티그룹은, 올해 4월에도 보고서를 통해 "2013년이 슈퍼사이클이 종료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중국의 수요 둔화와 광산운영비 증가 등을 상품가격 약세의 이유로 지적했다.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대표적인 비관론자 중 한명인 스탠리 드럭켄밀러 두케스너캐피탈 창업주 역시 "지난 10년간 유지됐던 상품에 대한 수요가 이제 끝났다"며 "투자자들이 상품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독이 든 칵테일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특히 "중국 경제가 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를 통한 성장 구조에서 소비가 동력이 되는 구조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상품 시장의 호황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개별 상품 가격 역시 하락세다.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데 있어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평가 받는 구리 가격은 6월 한달 8% 가까이 하락하며 여전한 경기 우려감을 반영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론 14% 넘게 빠졌다.
알루미늄과 주석, 아연 등 대부분 금속 가격이 하락했으며, 이들을 종합한 로저스 금속지수 역시 6월 한달 간 7% 넘게 떨어졌다. 상반기 누적으로 19.1% 하락했다.
미 국채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역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6월 한달 간 금 가격은 11% 가까이 빠졌다. 연간으론 26% 가량 급락한 상황.
미 연준이 이르면 올해 말부터 양적완화를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함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욱 줄어드는 모습이다.
연준의 벤 버냉키 의장은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있으며 이 같은 회복세가 이어질 경우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금 가격의 하락과 함께 은 가격도 함께 하락했다. 은 가격은 6월 한달 15.7% 떨어졌으며, 상반기 중 37% 가량 급락했다.
한편, 대표적인 에너지 상품인 원유 가격은 다소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6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4.7% 상승한 반면 북해산 브렌트유(Brent)는 보합세를 보였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WTI는 3% 가량 올랐으나, 브렌트유는 7% 넘게 하락했다.
*출처: 한국투자증권 |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