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이란과 6대 강대국들이 오늘 역사적인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현지시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핵 문제에 대해 합의하기 위해 제네바에 도착한 가운데,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과 합의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분위기는 합의 서명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케리 장관은 중동으로의 외교 행보를 갑자기 중단하고 제네바로 향해 타결 기대감을 더했다. 그는 8일 저녁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브 이란 외무장관 및 캐서린 애쉬튼 EU 외교정책 수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케리 장관 외에도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참여하는 등 제네바 협상이 주요국 장관회의가 되면서 합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출처=AP/뉴시스] |
케리 장관도 "차이를 좁힐 수 있기를 기대하지만 아직 합의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라면서, "분명히 좁혀야 하는 중대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해 여운을 남겼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이란과 핵 문제 합의에 절대 반대한다"면서, "이스라엘은 합의를 따를 의무가 없으며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대응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입장은 미국 의회에 매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동안 이란 핵 협상의 중대한 장애물들 중 하나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이 핵 무기를 가질 수 없도록 하겠다고 거듭 약속하면서 계속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싼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취임한 뒤 서방국들이 우려하던 핵 무기 개발 프로금을 대부분 동결했고,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에너지와 금융 등 핵심적인 항목을 남겨둔 채 일부 경제 제재를 풀어준다는 방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MSNBC 방송과 대담을 통해 이번 제네바 협상이 단계적인 합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핵 프로그램 동결에 따라 매우 부분적인 제재조치 철폐가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란 내에서는 석유와 금융 제재와 같은 핵심 요소를 해결해야 합의가 가능하다면서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과 EU는 핵심 제재는 그대로 남겨둘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10년 만에 처음으로 중단시킬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란 측 협상단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차관 역시 이란 국영TV와 인터뷰에서 이란이 제시한 협의 내용을 서방국들이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란이 핵개발을 축소하는 대신 이란에 대한 서방국들의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핵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락치 차관은 이번 협상이 매우 어렵지만 회의가 끝나는 8일에는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며 오는 8일 이행각서를 작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5+1′은 지금까지 이란이 핵무기 개발 포기를 위한 단계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해왔으며 이란은 고농축우라늄 생산 중단과 이미 생산한 고농축우라늄의 국외 반출, 포르도 지하 우라늄 농축 시설 가동 중단 등 핵 개발과 관련한 핵심 사안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었다.
하지만 카니 대변인과 아락치 외무차관의 발언에서 읽을 수 있는 양측의 합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 협상의 마무리를 위해 제네바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올해 중도 성향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서방국과의 핵개발 갈등을 풀기 위한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왔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집권 2기를 맞아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행보에 박차를 가해왔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